[독신자 7인] '기러기 아빠' 김영무씨
  • 대표 집필 : 김은남 기자 (ken@e-sisa.co.kr)
  • 승인 200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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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을 위해 외로움은 참아야죠"


미국 화장품 업체 에스티로더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는 김영무 이사(39)는 이른바 '기러기 아빠'다. 2년 전 김씨는 아내와 함께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과 한 살배기 딸을 캐나다 토론토로 떠나보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밤 12시까지 공부해야 하는 비인간적인 상황에 아이들을 놓아두고 싶지 않았다"라고 그는 말한다.


비록 김씨가 외국계 회사 임원이라고는 해도 매달 세 사람 몫 생활비를 송금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은 더 괴롭다.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가족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기 일쑤이다. 홀로 되고 나니 연휴가 긴 것도 싫다. 쉬는 날 부하 직원 보고 나와서 일하라고 할 수도 없고, 그저 휴가가 끝나기만 손꼽아 기다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뉴욕 출장 기회가 잦다는 것. 뉴욕에서 일을 마친 뒤 캐나다로 날아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면 그는 잠시나마 천상의 기쁨을 맛본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인터넷을 적극 활용한다. 아들과는 온라인 게임을 같이하며 놀아주기도 한다.


그의 독신 생활 수칙 제1조는 엄격한 자기 절제.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헬스클럽에 가고, 토요일에는 종일 골프를 친다. 외박은 절대로 안한다. 할 데도 없고, 한번 무너지면 끝장이라는 생각에서다. 1주일에 한 번쯤 강남 메리어트호텔의 단골 시가바에 들러 칵테일 한잔 마시고 귀가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탈선'이다.

취재 : 안은주·고재열·이문환·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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