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NGO’ 참여연대
  • 정희상 기자 (hschung@sisapress.com)
  • 승인 2002.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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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창립 이래 줄곧 수위…지도자 1위는 박원순



"자꾸 이런 결과가 나오면 새로운 세대 성장이 어려워지는데….” 참여연대 박원순 상임집행위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로 참여연대가, 그리고 지도자로는 본인이 지목된 데 대해 멋적어했다. 참여연대와 박변호사는 창립 이래 <시사저널> 이 실시한 영향력 조사에서 단골 1위를 기록해왔다. 참여연대의 주된 활동 영역을 30대 후배 세대에게 넘겨주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나선 박변호사는 지난 10월18일 서울 안국동에 ‘아름다운 가게’라는 중고 물품 전시장을 열였다. 중고 물품을 기증받아 싼 가격에 판매하는 이 가게는 미국과 영국의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굿윌·옥스팜 등을 본떠 만든 시민 참여형 생활운동 공간이다.


올해 전문가 조사에서는 특별히 ‘대선 유권자 연대’라는 단체가 6위에 든 점이 눈에 띈다. 이 단체는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투명 선거와 정책 감시를 목표로 시민·사회 단체들이 한시적으로 만든 연대 기구이다. 아직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지도 않은 이 단체에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점수를 준 것은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듯하다.


경실련 2위…대선유권자연대 진입 ‘눈길’


대선유권자연대의 한 관계자는 “선거 자금 감시와 정책 제시를 중점 목표로 삼고 후보 초청 토론회도 개최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에서는 이미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를 만나 협조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아직은 대선 후보가 다 확정되지 않았고 초반 구도가 상호 흠집내기 식으로 흐르고 있지만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정책 대결 선거로 유도하기 위해 적극 뛰겠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변호사에 이어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 지도자 2위로 뽑힌 이석연 변호사는 지난해까지 경실련 사무총장을 지냈다. 지난번 조사 때 5위를 기록했던 이변호사가 이번에 2위로 뛰어오른 것은 경실련 활동 과정에서 시민운동 방향성 논쟁을 주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변호사는 경실련 사무총장 시절 “시민단체도 운동 내용이나 정치적 편향성 등과 관련해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여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경실련을 떠난 후에도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보수 세력의 정서와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향으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경실련측은 이번 조사 결과 단체와 인물 분야에서 참여연대와 쌍벽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참여연대는 좁고 빠르게 단기 현안을 다루는 시민운동을 펴는 반면 경실련은 더디더라도 넓게 운동 방향을 잡고 나간다는 점을 전문가들이 잘 인식하고서 각자의 성향에 따라 영향력 있는 단체를 선택한 것 같다.”


이번 조사에서는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 지도자 10명 중 여성이 3명이나 낀 것도 눈에 띈다. 이경숙 여성단체 연합 상임대표(8위), 송보경 교수(9위),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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