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세계의 대명사 김태촌은 어떤 인물?
  • 정희상 기자 (hschung@sisapress.com)
  • 승인 200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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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촌은 20세기 후반 한국 조직 폭력 세계의 대명사로 꼽힌다. 1970년대 초 고향인 광주 서방 지역을 무대로 서방파를 결성한 김씨는 당시 서울 명동 사보이호텔에서 조양은씨로부터 습격받은 신상사파의 박종석씨와 오기준씨의 부름을 받고 상경해 피비린내 나는 세력 확보 전쟁을 벌였다. 그 과정을 거치며 1970년대 후반 이른바 3대 패밀리, 즉 김태촌의 서방파,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가 서울 조폭 세계의 판을 새로 짰다.

이 때부터 김태촌씨는 정·관계 인사들과 깊숙한 교분을 맺으며 청부를 받아 정치 사건에 개입하기도 했다. 1976년 신민당 각목전당대회가 대표적이다. 1986년 출소한 그는 다시 정열적으로 정·관계 인사들과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이권 사업을 벌이다가 몇 달 안 가 인천뉴송도호텔 사장 피습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되었다. 이어 감옥에서 폐암이 발병해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그는 수술 후 기도원에 들어가 신우회를 결성했다.

검찰은 신우회를 범서방파 재건으로 간주해 김씨를 재구속하고 대대적으로 조직 소탕작전을 벌였다. 당시 김씨는 정치인·군인·법조인·관료 등과 거미줄 같은 유착망을 형성한 사실이 공개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뒤 김씨가 감옥에 있는 동안 그의 과거 조직 선후배들은 사업가로 변신해 거부의 반열에 들어섰으며, 일부는 지난 정권 각종 게이트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정현준 게이트로 수배된 오기준씨는 김씨가 만든 신우회 부회장이었고,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되어 구속된 여운환씨는 김씨의 광주 서방파 후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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