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생들 ‘제적 투쟁’…근본적 해결 난망
학생들의 본분은 말할 것도 없이 공부하는 일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어떤 불이익이 따르더라도 절대 공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행동은 선언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새 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모아 던져 버리고, 학교측과 교육부가 학칙을 개정하면서까지 마련해준 수업 복귀 기회마저 초개처럼 버렸다. 이른바 한의대생들의‘제적 투쟁’이다.
전국 11개 한의대에 재학하는 한의대생들은 벌써 3년째 약사들과 보건복지부·교육부가 민족 의학인 한의학을 말살하려고 공동으로 획책해 왔다고 주장하며 투쟁을 벌여 왔다. ‘전국 한의대 학생회 연합’은 지난해 11월 총파업(수업 거부)과 유급을 투표로 결정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자기네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제적 투쟁이라는 최후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학교를 그만두기 위해 학교로 나오는 한의대생들의 모습은 많은 것들을 질문케 한다. 지금 이 시점이 제적 투쟁을 벌일 만한 때인가. 학생들의 학업 복귀를 위해 학칙을 편법으로 개정해도 되는가. 당국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무엇을 했는가. 무엇 하나 딱 부러진 답이 나오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파행이 거듭될수록 교육과 보건에 뚫린 구멍이 눈에 보일 정도로 커져 간다는 사실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