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5년 내전, 戰雲 걷히려나
  • 변창섭,박재권 기자 ()
  • 승인 1996.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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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한 주
소말리아
5년 내전, 戰雲 걷히려나

 
지난 1일 소말리아 내전의 주역인 모하메드 파라 아이디드(62)가 사망했다. ‘소말리아인의 소리’ 방송은 그가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적대 세력과 교전하다가 총상을 입은 것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수도 모가디슈 남부의 고향에서 거행된 장례식에는 10만 인파가 운집해 그를 추모했다.

한반도의 3배 면적에 인구가 고작 8백만인 소말리아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백50달러밖에 안되는 극빈국이다. 이 나라가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 것은 91년 1월, 철권 통치자인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대통령이 쫓겨난 뒤이다. 그를 축출한 아이디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엉뚱하게도 영광은 기업가 출신 모하메드 알리 마흐디(61)에게 돌아갔다. 이 때문에 아이디드와 마흐디 세력 간에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고, 나머지 10여 종족은 마흐디 세력과 협력해 반 아이디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5년 동안 숨진 소말리아인은 35만명이나 된다.

아이디드가 사라진 소말리아가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현재 아이디드 추종자들은 유지를 받들겠다는 자세이고, 반 아이디드 진영 역시 단결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복지 한파’에 오들오들

빈민들에 대한 연방정부의 무제한적인 지원 보장 정책에 종지부를 찍는 사회복지개혁법안이 채택됨으로써 미국 사회가 시끄럽다. 특히 이 법안에 소극적이던 클린턴 대통령이 1일 마침내 서명함으로써 대다수 저소득 빈민층은 물론 합법 이민들이 지금껏 누리던 수혜 혜택은 크게 줄게 되었다. 클린턴은 공화당이 주도한 이 법안이 심각한 결함을 지닌 것은 물론 일부 조항이 너무 극단적이라는 이유로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그 주요 내용은 △35년 대공황 이후 연방정부가 자격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현금을 지원토록 규정한 연방 지원 보증을 중단하며 △현금·식품·장애인 등 여러 지원 계획 예산에서 앞으로 6년에 걸쳐 5백50억달러를 줄이며 △어린이 부양 가정 지원 계획에 따른 수혜자 대부분의 현금 지원 수혜 기간을 일생중 5년으로 제한하며 △구호대상자용 식량카드 지원 보장은 유지하되 신체적 능력이 있는 사람에 대한 지원은 2백70억달러를 줄이며 △정치적 난민을 제외한 비미국 시민에 대해서는 미국 체류 5년 동안 사회 복지 혜택이 금지된다는 것이다.

이번 개혁 법안이 발효될 경우 영주권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법에 따라 연방정부의 지원이 중단될 경우 시 당국은 수만명의 저소득층 영주권자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해야 하나 이에 필요한 수억달러의 추가 재원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 저소득층이 워낙 많은 로스앤젤레스 시는 그 여파가 얼마나 크게 미칠지 예측조차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戰犯의 업보는 영원하다

2차대전 때 나치 친위대 장교였던 에리히 프리프케(83). 지난 1일 이탈리아 군사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그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 같다. 44년 3월24일 그는 부대원을 이끌고 이탈리아 남쪽에 있는 아르데아틴 마을로 가서 민간인 3백35명을 학살했다. 이탈리아 레지스탕스가 독일군 33명을 살해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그 후 그는 단순 포로로 잡혀 있다가 전쟁이 끝난 후 석방되었고, 48년 가족과 함께 아르헨티나로 건너가 바릴로체의 알프스풍 스키 휴양지에 정착했다. 한동안은 독일-아르헨티나 문화협회 회장 직을 맡기도 했다.

그런데 94년 5월 미국 ABC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은 뒤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를 가택 연금시켰고 18개월 뒤에 그는 로마로 이송되어 이탈리아의 군대 감옥에 갇혔다. 지난 8월1일 이탈리아 군사 법원은 그를 무죄 석방했다. 그가 살인에 가담한 것은 사실이지만, 50년 시효 기간이 지났고, 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명령을 따랐을 뿐이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내외 여론이 들끓자, 군사 법원은 석방한 지 8시간 만에 그를 다시 감옥에 가두었다.

현재 독일 정부가 그를 넘겨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이탈리아는 재판이 진행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는 그의 재입국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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