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 영장 기각 · 고강도 감찰에 죽을 맛
  • 제주·고제규 기자 (unjusa@e-sisa.co.kr)
  • 승인 200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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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갑 떠니 망신살 뻗치지
야당의 공격을 방어하는 제주지방경찰청의 수비는 무기력하기만 했다. 심지어 우왕좌왕하며 실수를 연발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0월20일 오전 8시 감사담당관실에서 임건돈 경사에 대한 자체 감사를 시작했다. 감사담당관실에서 조사한다는 것은 자체 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조사한 지 2시간 만에 임경사는 전격적으로 수사과에 넘겨져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경찰의 오판이 시작되었다. 10월20일 오후 7시40분 김견택 한나라당 조직부장을 긴급 체포했다. 그리고 5시간 만인 10월21일 0시50분, 한나라당 제주도지부에 대한 압수 수색을 벌였다. 압수 수색 과정에서 도지부 책임자가 아니라 피의자인 김부장을 입회시키는 편법도 동원했다. 이렇듯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지만, 10월22일 제주지방법원 심우용 판사는 '문건의 주된 내용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문건 유출 경위 역시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정보 교환이었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제주지방경찰청으로서는 맥이 풀릴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0월20일부터 경찰청 본청에서 급파된 감찰반 5명이 고강도 감찰을 벌이고 있다. 전·의경에게까지 특별 보안 교육을 실시하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공항경찰대에서부터 정보과까지 샅샅이 보안 감찰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고강도 감찰로 10월25일 제주지방경찰청 현 아무개 정보2계장은 감찰을 받다 쓰러지고 말았다.


이렇게 경찰이 문건 유출 수사에 부산을 떨면서 정작 중요한 사건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난 10월10일 제주 ㅋ 카지노 대표였던 박 아무개씨(45)는 공동대표인 조 아무개씨(42)로부터 부당하게 해임되었다며 제주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이 사건을 두고 제주 지역에서는 조씨 뒤에 여운환씨가 버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씨는 여운환씨와 공동으로 제주ㄱ관광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강력계에 배당된 이 사건의 수사는 답보 상태다. 강력계 형사 대부분이 수사2계로 파견되어 문건 유출 수사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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