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마당]홍기훈 · 김원기 · 최형우 · 김윤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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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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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 품은 홍기훈 의원 중단 없는 ‘김대중 때리기’
민주당 홍기훈 의원(전남 화순)이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향해 연속타를 퍼붓고 있다. 민주당에 잔류한 몇몇 호남 출신 의원 가운데에서도 동교동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 인물이 바로 홍의원이다. 호남 지역 재야의 대부라 불리는 인물이 다름 아닌 홍의원의 부친 홍남순 변호사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DJ 정계 복귀에 대한 비난 여론에 시달리던 동교동으로서는 ‘홍변호사의 아들’ 홍기훈 의원의 이탈은 뼈아픈 일격이 아닐 수 없다. 홍의원의 민주당 잔류는 호남 지역 일부 지식층에서 일고 있는 DJ 비판 여론을 상징했다.

동교동 처지에서 보면 홍의원의 민주당 잔류는 ‘배신 행위’이다. 동교동계 의원들 사이에는 ‘국회의원 만들어준 게 누구인데…’하는 정서가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홍남순 변호사의 반DJ 행로는 노골적이다. 홍변호사는 YS가 광주를 방문할 때 반드시 배석하는 인사가 되었고, 평소에도 주변에 “DJ의 신당 창당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동교동이 내놓고 섭섭함을 표시하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홍의원의 ‘DJ 때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현재 지역 감정을 전면적으로 다룬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이미 원고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 홍의원측은 “지역 정치 구도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지적하는 글이다”라고 말하지만, 이 책에서 홍의원은 지방 선거에서 DJ가 들고나온 이른바 ‘지역등권론’을 정면 비판했다고 한다.

홍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를 일산으로 옮길 예정이다. 전남 화순에서 출마하면 떨어질 것이 뻔한 데다가, 현재 그가 사는 곳이 일산이어서 본인이 강력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가 출마를 희망하는 지역은 DJ의 새 집이 들어선 곳이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도 DJ 코앞에서 ‘얼씬’거리는 셈인데, 홍의원측은 “차라리 잘된 일이다”라고 말한다. 선거를 치르겠다고 각오한 이상 거물급과 싸우는 구도로 가야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홍의원과 DJ는 이래저래 악연을 맺어가고 있다.

협상의 명수 김원기 고문 강한 지도자로 변신할까

민주당내 통합 모임을 이끄는 김원기 민주당 상임고문의 별명은 ‘지둘려’이다. 지둘려는 기다리라는 뜻의 전라도 방언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그의 정치 행태를 빗대어서 지은 별명인데, 아주 딱 들어맞는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어쩌면 그것이 김고문의 강점인지도 모른다. 그는 주로 협상과 조절의 명수로 정치적 명성을 쌓아 왔다.

그러나 요즘 김고문 주변에서는 그런 고정관념을 털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즉 DJ에 반기를 든 차세대 정치인으로서 이제는 대중적 이미지를 가꿔야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이다. 정치권 안에서만 인정 받는 이미지로는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자기 지역구인 전북 정읍을 지켜야 할 처지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고 있지만, 거기서 DJ라는 높은 벽을 넘기에는 아직 힘에 부친다. 현재 새정치국민회의 안에서 김원기 고문의 상대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사는 경희대 나종일 교수, 윤철상 사무부총장, 전직 관료 출신 허재영씨 등이다. 이들은 비록 정치적 무게에서 김원기 고문에게 못미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김고문 진영은 내년 총선이 누구와 붙든 실제로는 DJ와의 격돌이라고 내다본다.

김고문은 “내 선거는 민주당을 포함한 최근의 전국 정당 추진 작업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김고문에게 변화를 주문하는 사람들은, 전국 정당 추진 과정에서 막후 조정역의 이미지를 벗고 정치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그 힘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라는 것이다. 김고문은 과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최형우 “건강한 보수” 발언에 허주측 “우린 썩은 보수?” 반발

“누군가 건강한 보수를 들먹이는데, 그렇다면 누구는 썩은 보수, 불건강한 보수라는 말인가.”

최형우 의원이 부산 지역 청년단체 포럼에서 ‘건강한 보수 세력과 온건한 개혁 세력, 젊은 청년 세력을 중심으로 신 정치 주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신정치주체론을 내놓자, 김윤환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즉각 이런 반응을 나타냈다. 물론 최형우 의원은 ‘불건강한 보수 세력’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다만 잇단 질문 공세에 “과거를 그대로 지키고 유지하려고만 하는 보수는 수구요 위장 보수다”라고 대답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김대표 진영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최의원의 손이 가리키는 쪽이 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김대표는 취임 이후 공·사석에서 ‘민자당은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 정당’임을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따라서 김대표 주변에서는 최의원의 ‘보수’ 발언이 민자당의 보수화 흐름을 주도하는 김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반면 최의원측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권 주자가 될 생각은 없다’는 허주의 편집인협회 발언을 최의원의 ‘부산·경남 지도자론’을 간접 공격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해하기 힘든 것은, 당사자인 두 실세가 한결같이 ‘지금은 총선 승리를 향해 당이 합심 단결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장 따로 마음 따로’ 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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