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의원 보좌관은 노건평씨 전 처남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4.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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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환호씨, 10년 동안 측근 비서로 활동…김의원과 노씨, 술잔 나누는 사이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의 보좌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의 전 처남이라는 사실이 <시사저널> 취재 결과 밝혀졌다. 국회에 정식 등록된 김의원의 4급 보좌관 오환호씨는 노건평씨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오순정씨의 동생이다. 오환호씨는 4남3녀 가운데 막내, 오순정씨는 셋째다.

건평씨는 1974년 9월 오명례씨와 처음 결혼했는데 1976년 4월 오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뜨자 이듬해인 1977년 12월15일 오순정씨와 재혼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1979년 9월, 결혼한 지 2년도 안 되어 협의 이혼했고, 건평씨는 4년 뒤인 1983년 1월 민미영씨와 결혼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연세대 철학과를 나온 뒤 법학과에 편입해 1993년 졸업한 오환호씨는 김의원을 10년 동안 보좌해 온 측근 중의 측근이다. 그는 김의원이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있을 때인 1993년 언론사 고위 간부였던 한 인척의 소개로 김의원을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1995년 7월 광역단체장 선거 때 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였던 김의원을 도와 선거 캠프 기획팀에서 일하면서 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청와대도 두 사람 관계 알고 있다”

오씨는 김의원이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는 경상남도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했다. 그러다가 김의원이 경남도지사를 사퇴하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난해 12월, 별정직 5급 사무관 신분으로 서울사무소에서 퇴직했다.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그는 한마디로 김의원의 비서였다”라고 말했다.

오씨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김의원의 정무비서관이었다”라고 말했다. 경남 지역 정가 관계자들도 그가 서울에 근무하는 지역 언론사 기자들과 수시로 어울리며 김의원을 홍보했고, 김의원의 정무적인 판단을 돕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김의원이 당신과 건평씨와의 관계를 아느냐”라고 묻자 오씨는 “김의원은 잘 모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력한 부인은 아니었다. 이와 관련해 경남 지역 정가 소식에 밝은 한 소식통은 김의원과 청와대가 오씨에 대해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의원과 건평씨는 서로 잘 아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가끔씩 술잔도 기울였다고 한다. 그러나 건평씨의 부인 민미영씨는 “오환호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낚시를 나갔다는 건평씨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오씨는 “김의원이 국무총리 후보로 오르내리기까지 내가 역할을 한 것은 없다. 왜 내가 김의원의 보좌관으로 있는 것이 주목되어야 하느냐”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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