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조 순 목요상 정한용 조흥규
  • ()
  • 승인 1998.11.12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안 뜸했던 조 순 대표 연설 맡고 “바쁘다, 바빠”

올 정기국회 한나라당 대표 연설자는 조 순 명예총재로‘낙착’되었다.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대표 연설자 선정 문제로 고심하던 이회창 총재는 당초 김덕룡 전 부총재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김 전 부총재는 오히려 조명예총재를 추천했다고 한다. 결국 이총재는 여권의 파상 공세를 막고 당내 화합을 꾀한다는 차원에서 조명예총재로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가에서는 황학수 의원의 국민회의 입당을 전후해서 여권 핵심부가 조명예총재를 끌어들이려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이총재가 이를 막는 차원에서 그를 대표 연설자로 결정하지 않았느냐는 시각도 있다. 김덕룡 의원이 조명예총재를 천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내에서는 ‘김-조 콤비’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도 없지 않다. 최근 조명예총재는 김의원이 이끄는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 명예회장으로 추대되었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조명예총재는 요즘 대표 연설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대표 연설 문안 구성위 멤버들과의 회동이 잦아졌고, 재계·노동계·학계 인사들과도 부지런히 접촉하고 있다.
목요상, ‘공문서 위조’ 혐의로 국감 사회권 빼앗길 뻔

국회 법사위원장은 검찰과 법원에 대한 국정 감사를 감독하는 지위. 그런 막강한 자리에 있는 목요상 한나라당 의원이 이번 국감에서 거꾸로‘감사’를 받는 사태가 발생했다. 10월27일 서울지검 국감이 시작되자 목위원장이‘총풍’사건 3인에 대한 검찰의 구속 기간 연장 요청을 신중히 검토해 달라는 문서를 법사위의 동의 없이 법원에 보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서울지검이 ‘목위원장이 보낸 문서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의 자료를 법사위에 제출했던 것이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위원장 단독으로 그같은 문서를 보낸 것은 월권이라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목위원장은 오히려 자료 제출 배경에 자신의 사회권을 박탈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박순용 서울지검장을 질타했다.

그러나 조찬형 국민회의 의원이 목위원장이 법원에 보낸 문서를 내보이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문서를 보낸 사람은 목요상 위원장인데 찍힌 도장은 다른 한나라당 의원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공문서 위조’라고 공격하면서 위원장의 사회권까지 박탈하려고 했다. 결국 목위원장은 사과를 해야 했다.
‘조폴레옹’ 속사포 달변에 야당 강경파들 ‘쩔쩔’

여당 3선 의원 정도면, 보통 국정 감사 때 점잖게 몇마디 하고 뒷전에 물러나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과거 여당 중진들은 종종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조홍규 의원은 그런 관례를 애당초 안중에 두고 있지 않다. 조의원은 자신이 여당 3선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 국감에서 대야 전선의 선봉에 서 있다.

조의원이 속해 있는 법사위에는 정형근·홍준표·이규택 의원 등 한나라당의 강경파가 포진해 있다. 율사 출신도 아닌 조의원이 이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무기는 속사포 같은 달변과 혈기, 그리고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기지다.

‘조폴레옹’이라는 그의 별명도 작은 체구와 다부진 행동에서 얻은 것이다.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법사위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조폴레옹의 맹활약 때문에 꽤나 애를 먹고 있는 눈치다.
‘예비 스타’ 정한용 한순간에 한탕주의 의원으로

국감 예비 스타에서 한탕주의 폭로 의원으로! 한순간에 위치가 뒤바뀐 국민회의 정한용 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의원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임채주 전 국세청장이 숨겨둔 6백억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아니냐는 뉘앙스의 의혹을 제기해 일약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그런데 하루도 못가 그의 추궁은 속 빈 강정이었음이 드러났다. YS가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자 당황한 정의원이 이 정보를 증권가에 돌아다니는 사설 정보지에서 입수했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추가 자료를 기대하던 주변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정의원은 YS가 자신을 두고 3류 탤런트 어쩌고 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맞고소까지 준비하고 있지만,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정의원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정치권에는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홍의원은 청와대 박지원 공보수석이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가 고소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어쨌든 언론에 두 사람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으니, 스타가 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