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마당] 정대철 청와대 박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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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8.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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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홈런 노리는‘야구인 정대철 총재’

국민회의 정대철 부총재는 요즘 꿈에도 그리던 ‘총재님’이라는 호칭을 듣는다. 얼마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 임명된 것이다.

정부총재는 지난 4월 북풍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이대성 파일’을 맨 처음 입수하고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김대통령에게 호된 질책을 받았다. 그 때문에 서울시장 후보 공천과 입각 대열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북풍 공작의 주역인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94년 한국야구위원회 총재였다는 점이다.

최근 프로 야구계에도 IMF 한파가 몰아쳐 몇몇 구단 해체설이 나돌고 있다. 가뜩이나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데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할 프로 야구계마저 삐그덕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여당 출신 야구 사령탑에게 거는 기대는 각별한 것 같다. 정총재는 일본 주니치팀에서 뛰고 있는 이종범 선수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이력 등을 들며, 정치인 정대철이 아니라 야구인 정대철로 남겠다고 의욕이 대단하다. 그가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직을 잘 수행하면 북풍 때 실추한 이미지도 되찾고 김대통령의 신임도 받게 될 것이다.
쥐 출몰, 모기 극성 여기 청와대 맞아?

청와대 비서실에 쥐가 출몰하고 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건물이 워낙 낡고 오래된 탓이다. 벌써 지은 지가 20년이 넘었다. 김대중 정부 출범 후 밥 먹듯이 밤샘하는 직원들은 느닷없이 나타나는 쥐로 인해 가끔씩 기겁하기도 한다. 또한 여름이 시작되자 모기에 시달리는 일도 잦아졌다. 방충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건물 안에 터를 잡은 ‘집 모기’에게는 무용지물. 대한민국 최고 권부의 모습이라고 믿기지 않는 일이다.

청와대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사무실에 쥐가 산다면 누가 믿겠느냐.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한다. 그냥 낭만적이라고 자위한다. 하지만 모기만큼은 퇴치해야 한다. 당장 업무에 지장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는 특정 언론과 야당에 내부 정보를 넘긴 몇몇 비서실 관계자를 솎아낼 계획인 모양이다. 청와대 고위 인사를 인용해 뜬금없이 그런 보도가 나왔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도 있지만, 청와대 실세들에게는 비서실을 헤집고 다니는 쥐보다는, 정보를 유출하는 ‘인간 쥐’가 더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보선, 야권 거물은 재기 마당 여권은 ‘공천 싸움장’

흔히 6·4 지방 선거를 현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라고 하지만, 진짜 중간 평가는 7·21 보궐 선거가 될 것 같다. 대선 이후 재기의 칼을 갈아 온 이회창·조 순·박찬종·이인제 등 야권 거물들이 줄줄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손학규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해 보선을 치르게 될 광명 을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자민련이 일찌감치 ‘우리 몫’이라고 점찍은 이곳은 여야 못지 않게 여여(與與)간 공천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그 예고탄은 이미 쏘아올려졌다. 선거전이 한창이던 5월 말, 이 지역 보선 후보자로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가 거론되자 현지 자민련 지구당 당직자들이 여의도 당사에 몰려가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항의단은 국민회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해명을 듣고 일단 철수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선거가 있는 한 이런 류의 신경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야권 거물들의 재기와 여권 내부의 알력이 맞물리면서 정치권은 앞으로도 바람 잘 날이 없을 것 같다.
돌아온 로비스트 박동선 맹활약 ‘예감’

재미 로비스트 박동선씨가 돌아왔다. 그는 70년대에 한국과 미국을 한때 긴장 관계로 몰아넣었던 ‘코리아 게이트’ 사건이 터져 로비스트로서의 전성기가 끝난 듯이 보였다. 그런 그가 5월25일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랭겔 의원 등과 함께 방한해 김수한 국회의장을 방문하는 등 미국 의회 인사들의 ‘한국 외교’를 지원했다. 그래서 정가에서는 그가 IMF 사태를 겪는 조국을 위해 다시 뛰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박씨의 방한이 미국 민주당 중진 랭겔 의원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져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씨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이기도 한 랭겔 의원과 70년대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는 미국 의회 인사들에 대한 박씨의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드러내 준다. 그래서 IMF 사태를 극복하는 데 미국의 지원이 절대 필요한 김대중 정부가 앞으로 그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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