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전두환 이세기 추미애 황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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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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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콘서트에 간 전두환 ‘킬리만자로의 표범’ 행보?

전두환과 조용필. 아무런 공통점도 없다. 굳이 있다면 한때 ‘화려했던 호시절’이 있었고 지금도 그 빛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바로 그 대목을 느끼고 싶었을까?

토요일인 지난 11월7일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조용필의 가요 30년 기념 콘서트에 전씨가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나타났다. 항상 그랬듯이 이날 전씨의 나들이에는 정호용·안현태·장세동씨 등 ‘어제의 동지’들이 부부 동반으로 무리를 지어 동행했다. 전씨는 콘서트를 끝까지 본 뒤, 2층 귀빈실에서 조용필씨와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자리를 떴다.

요즘 전씨의 나들이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이 죄인 취급을 받으며 소리없이 움직이고 있는 데 비해 전씨는 당당하게 활보하고 다닌다. 덩달아 전씨 참모들의 주가도 상종가다. 어찌 보면 가장 근신해야 할 전씨가 오히려 향후 정계 변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마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같다’고 정가의 한 호사가는 말한다.
중국통 이세기, 국감 ‘특종’‘금학 2마리’ 선물 확인

한나라당 이세기 의원이 이번 국감에서 중국통으로서의 정보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용순 아태평화위 위원장에게 선물한 ‘금학 2마리’를 밝혀낸 것이다.

이의원에게 이 사실을 귀띔해 준 사람은 중국 베이징의 한 ‘고급 정보원’이었다. 이의원은 틈만 나면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를 정도로 중국에 공을 들여 왔다. 뿐만 아니라 이의원의 보좌진도 그동안 50여 차례나 중국을 제 집 드나들 듯했다.

이의원은 중국의 제보자로부터 정보를 입수한 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보좌진을 시켜 서울 종로 일대 금은방을 이 잡듯이 뒤졌다. 정몽헌 회장으로부터 금학 선물 발언을 끌어낸 것은, 고려대 교수 출신으로 5공 때부터 요직을 두루 거친 중진답지 않게 바닥을 훑는 이의원의 ‘취재력’과 평소에 중국에 들인 ‘공’이 어우러져 얻어낸 수확이었다.

아무튼 중국통으로서 이의원에 대한 평가는 여야가 일치한다. 줄곧 여권의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었던 이의원은, 최근 중국 대사 물망에 오르내리기도 했을 정도이다. 실제로 그는 현여권 인사로부터 그러한 제안을 받고 거절한 바 있다.
국감만 만나면 신나는 추미애 창에서 방패로 확실히 변신

야당 시절 국민회의 추미애 의원은 늘 국감 베스트 의원에 꼽혔다. 여당이 되어서도 추의원의 성실성과 공격성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그 방법이 많이 달라졌다.

최근 경기도 국정 감사장에서는 때아닌 ‘환란 주범’ 시비가 벌어졌다.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이 임창렬 경기도지사의 환란 책임을 들고 나오자, 역으로 추의원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같은 행정자치위 소속 강삼재 의원의 환란 책임론을 들고 나와 국감장이 엉망이 된 것이다. 추의원은 “이회창 총재와 강 아무개 의원 등은 나라가 환란에 빠져 있을 때 허위 사실인 DJ 비자금설을 유포하는 데만 급급했다. 결국 신한국호는 침몰하고, 그 당사자는 바로 여기에 있다”라며 강의원을 공격했다. 이에 강의원이 명예 훼손이라며 거칠게 항의했고, 다음날 추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겠다고 한 발짝 물러나고서야 가까스로 사태는 진정되었다.

이 날 추의원의 국감을 지켜본 여당측 반응은 ‘역시 추의원이다’와 ‘너무 튄다’로 엇갈렸다. 하지만 추의원이 야당 공격수에서 여당 자위대로 탈바꿈한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청소년 폭력 팔 걷은 황우려 체험 곁들인 ‘동아리’ 대안 눈길

‘생까’와‘왕따’. 청소년이 쓰는 은어들이 최근 국정 감사 도마에 올라 각급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새삼 환기시켰다. 한나라당 황우려 의원은 지난 11월5일 부산·울산시 교육청 국감에서 ‘왕따’는 가장 따돌림당하는 학생을,‘생까’는 다른 급우들에게 왕따 학생과 어울리지 말라고 경고하는 폭력 학생이라고 설명한 뒤 교육감에게 대책을 물었다.

황의원은 자기가 다녔던 제물포고 시절의 경험을 들며 이같은 집단 병리 현상 근절책을 내놓았다. 그는 입학 때부터 전교생을 동아리로 소그룹화해서 연대 의식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 등을 학교 전통으로 만들어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전교생을 동아리에 가입하게 하면 따돌림받는 학생이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황의원이 이 날 국감에서 사용한 용어는 투박했지만 대안만큼은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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