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마당]김한길 김상현 김봉호 강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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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8.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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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정치 스타 김한길 공보 수석 후보로 뜨다
지난 15대 대선은 미디어를 활용한 지도자와 국민 간의 쌍방향 대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김대중 차기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구현해야 할 새로운 정치도 국민과의 쌍방향 대화를 통한 투명한 국정 운영이다. 김한길 의원이 청와대 공보 수석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에 김대중 후보의 방송대책단 부단장을 맡아 ‘미디어로부터 권력이 나온다’는 말이 나오게끔 활약한 주인공이다. 게다가 그는 대통령직인수위 공보팀장을 맡아 1월18일 김 차기 대통령과 국민과의 텔레비전 대화를 깔끔하게 치러내기도 했다.

김의원이 공보 수석에 기용될 가능성은 대선 직후부터 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되어 왔던 ㅂ씨가 여러 구설에 휘말리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ㅂ씨는 지난 대선 당시 어느 외국 기업이 당에 건넸다는 정치 자금을 착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ㅂ씨와 애정 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고 말하는 연예인 ㅊ씨는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ㅂ씨가 자신을 상해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기 대통령이 이같은 소문들을 접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제하면, 김의원이 유력한 공보 수석 후보라는 견해가 더욱 그럴듯하게 들린다.
“DJ는 총재직 고수하라”김상현의 재빠른 변신

‘영원한 비주류’ 김상현 의원이 변해도 한참 변했다. 요즘 그의 언행을 보면 완전히 주류로 돌아선 느낌이다.

김의원이 스스로 주류의 깃발을 들었다고 보이는 언행 가운데 백미는‘DJ 총재직 고수론’. 김대중 차기 대통령이 당 총재 직을 내놓을 경우를 상정해 그 자리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그가 “정국 안정을 위해서는 DJ가 총재 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당선되면 총재를 그만두겠다고 공언한 DJ로서는 그의 발언 덕분에 운신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DJ가 정권을 잡은 마당에 반기를 들어 보아야 백해무익하다고 판단했는지 모르지만, 요즘 김의원은 확실하게 김 차기 대통령을 밀고 있다. 그는 최근 동교동 가신 출신 의원 10여 명을 시내 음식점에 초대해 우의를 과시했는가 하면, ‘김종필 총리’ 인준을 통과시키기 위해 한나라당과 국민신당 중진들을 두루 접촉하고 다녔다고 한다. 정가 호사가들은 이런 그를 두고 발도 넓지만 눈치 또한 귀신처럼 빠르다고 입방아를 찧기도 한다.
‘비대위’에 급파된 김봉호 김용환 독주 막을 수 있을까

국민회의 김봉호 지도위의장은 대표적인 농정통이다. 그래서 별명도 ‘쌀봉호’이다. 그런 그가 외환 위기를 다루는 비상경제대책위원에 임명되자 의아해 하는 눈길이 많다. 김의장 본인은 ‘(그동안 소외되었던) 당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는 데 무게를 두지만 국민회의 주변에서는 ‘김용환 견제용’이라는 관측이 더 설득력 있게 나돈다. 그동안 비대위의 국민회의측 인사들은 김용환 위원장이 정보를 독점하고 독주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 자유분방한 유종근 전북지사는 차기 대통령 앞에서 김위원장과 언쟁을 벌이기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차기 대통령이 유지사를 경제 고문으로 빼는 대신 5선인 김의장을 내세워 김위원장을 견제하려는 것 같다는 얘기다.

아니나 다를까, 김의장은 비대위에 참석한 첫날부터 “앞으로는 합의 사항 발표를 위원들이 돌아가면서 하자. 비대위 관련 정보는 위원들이 공유해야 한다”라며 김위원장에게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당의 2인자 격인 지도위 의장에 오른 후 DJP 단일화 추진위원과 DJ후원회장을 맡아 승승장구해온 김의장이 과연 ‘작지만 매서운 고추’ 김용환 위원장에 맞서 제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차세대 TK 선두 강재섭 부총재 경선에 출사표

대구·경북의 차세대 선두 주자 강재섭 의원이 3·10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 경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 대구시 선거대책본부를 책임졌던 강의원으로서는 이 참에 대구·경북의 차세대 자리를 굳히겠다는 심산이다. 몇몇 지역 의원들도 ‘TK 지역이 차세대 인물을 키워야 한다’며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 강의원은 총재 경선이 아닌 부총재(또는 최고위원) 경선에 나갈 예정이다.

물론 고민은 있다. 바로 이 지역 맹주 허주와의 관계가 문제이다. 강의원은 최근 허주에게 출마할 뜻을 전했고 허주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지도부 경선에 대한 ‘게임 룰’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연기명으로 하면 문제가 없지만, 단기명으로 정하면 천상 허주와의 표 대결도 피할 수 없다. 지역 기반이 겹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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