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운나 “울고 싶어라”
  • 이숙이 (sookyi@sisapress.com)
  • 승인 2002.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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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의원 때문에 ‘구설’…“실리콘밸리 동행했다고…”

윤태식 게이트에 휘말린 한나라당 이상희 의원 때문에 한 후배 의원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IT 전문가인 민주당 허운나 의원은 2000년 1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들의 실리콘밸리 현장 방문에 동행했다.
당시 참가자는 이상희 위원장과 민주당 박상희·허운나,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 과기정위 입법심의관 1명, 정통부 직원 2명, 벤처 기업
관계자 5명, 기자 7명 등 모두 19명. 이 행사는 상임위 공식 행사여서
의원들이 여행 경비를 각자 부담하기로 했고, 허의원은 세비 통장에서
2백40여만원을 찾아 천 달러는 호텔비 등 공통 경비 몫으로 내고, 나머지로
항공권을 끊었다.



행사단은 5박6일간 휴렛팩커드·시스코 등 외국 업체와 해외
IT지원센터를 방문하고 현지 의회와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을 만났다.
한국 벤처 기업인들이 시연회를 연 퀄컴 사와 에릭슨 방문(11월28일)에는
이상희·박상희 의원이 참석했고, 그 시간에 허운나·박원홍
의원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세미나를 했다. 허의원은 “퀄컴 사에 가보고
싶었는데, 위원장이 다른 쪽 일정을 강권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바로 그 퀄컴 사에서 윤태식씨의 ‘패스21’ 시연회가 열렸다.


그런데 이의원이 당시 패스21측으로부터 여행 경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동행했던 의원들에게도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허의원은 “시연회 참가 업체는 다 위원장이 결정했고,
발표회장에 가지도 않았으며, 여행 경비는 자비로 냈다. 그런데도 주위
시선이 냉랭해 당혹스럽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의원이 패스21로부터 2천 달러를 받았다고 시인한 직후 허의원은
박원홍 의원에게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하지만 처음에 공감을 표시했던
박의원은 “벤처 게이트에 몰린 여권이 야당 중진을 끌어들이려는 데
협조할 수 없다”라며 태도를 바꾸었다. 그렇다고 시연회에 참가한 같은
당 박상희 의원에게 해명을 요구할 처지도 아니었다. 이래저래 ‘왕따’가
된 허의원은 환전표, 항공권 구입에 쓴 무통장 입금표 등 각종 자료를
준비해 기자회견을 계획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초선 의원이 선배 의원들을
공격하는 모습이 좋지 않다며 말려 포기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이의원의 수천 달러 수수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아침을 라면으로 때우는 싸구려 호텔에 묵었고, 퀄컴 사에 안 가
미국내 항공료도 굳었다. 그렇게 해서 내가 낸 경비 중에 4백여 달러가
남았다는데, 위원장은 그 돈도 돌려주지 않았다.” 다시 한번 대응책을
모색하며 허의원이 털어놓은 또 다른 여행 후일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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