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조금은 중공업 금고에서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2.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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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의원은 2002 한·일 월드컵을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데 크게 공헌했다. 그러나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그가 사재를 털어 축구협회를 지원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측에 따르면 1993년 36억5천만원을 시작으로 1994년 54억원, 1995년 41억원, 1996년 42억3천만원, 1997년 31억8천5백65만3천6백98원, 1998년 24억4천만원, 1999년 20억7천만원, 2000년 11억3천94만9천원이 회장 찬조금으로 입금되었다. 회장 찬조금 총액은 2백62억6백60만2천6백98원에 달했다.



축구협회 예산안에 명시되어 있는 ‘회장 찬조금’은 정의원이 내놓은 것이 아니라 현대중공업 금고에서 나온 것이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회장 찬조금은 현대중공업 재무팀에서 나온다. 축구협회에는 현대중공업 이사와 부장 등 직원 10여 명이 파견 형식으로 근무하는데 이들의 임금이 기부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의원이 축구협회에 오면 현대중공업 여직원이 꼭 따라온다. 협회에서 사용되는 돈 상당 부분이 그녀를 통해 집행된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의 한 임원도 “체육 단체의 회장 찬조금은 회장의 모기업에서 기부금 형태로 지원하는 것이 관례다. 축구협회는 지정 기부금 단체여서 현대중공업이 축구협회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공직자 재산 신고 내용을 살펴보아도 정의원이 재산을 축구협회나 월드컵과 관련해 사용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2000년 정의원은 주식 매입·수익증권·기부금·출연금 등 29억8천8백만원을 지출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전례를 볼 때 2000년에 정회장이 축구협회에 기부금을 냈을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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