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팀’은 무늬만 바꿨네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2.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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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부국팀’(이회창 후원회)이 최근 ‘한나라당 중앙당 별관’이라는 간판으로 바꾸어 달았다. 후원회측은 11월 말로 예정된 이후보의 전국구 의원 사퇴를 앞두고 미리 활동을 중단했다. 대신 한나라당 김영일 사무총장과 지난 11월15일 당사 임대 계약을 체결해 직능특위 관계자들이 사무실을 사용키로 했다.


간판은 달라졌지만 드나드는 사람은 그대로이다. 이회창 후원회 핵심 인사였던 이정락 후원회장은 한나라당 전문직능위원회 위원장으로, 이흥주 행정특보는 전문직능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직책만 바뀌었다. 후원회 사무국장 등 직원들도 대부분 그대로 근무하고 있다.


반면, 국회 앞 여의도 중앙당사 1층에 있는 직능특위 사무실에서는 회의가 하루가 멀다하고 열리고 방문객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비좁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당사 별관을 여전히 후원회 핵심 인사들에게 사용토록 한 데는 ‘사람의 발길이 드문 별관에서 뭔가 아직도 할 일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이흥주 부위원장은 1997년 대선 때도 부국팀에서 일해온 이후보의 핵심 측근인 데다 삼성전자 상임고문을 지내 재계 쪽에도 발이 너르다.


부국팀은 올해 들어 왕성한 활동력으로 후원회원을 15만명 확보했다. 회원들에게 한나라당과 민주당 동향 자료 등을 발췌·분석한 ‘주간 동향’ 자료를 나누어주는 등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샀다. 중앙선관위가 최근 사조직으로 규정해 검찰에 고발한 ‘하나로산악회’도 이회창 후보 후원회와 관련된 조직으로 알려졌다. 선관위에 따르면, 하나로산악회는 일선 시·군 지역 단위에서까지 회원을 모집해 선거 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막강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중앙선관위가 사조직들에 대해 폐쇄 조처만 취할 것이 아니라 사조직들이 실제로 활동을 중단했는지 빈틈없이 감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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