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주스 덕에 음료업계 ‘해갈’
  • 장영희 기자 (mtview@sisapress.com)
  • 승인 200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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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최고 히트 상품, 롯데 독주에 11개 업체 도전…기능성 음료 시장도 전쟁터
‘세상에 이런 맛이. … 델몬트, 망고 망고!’ 망고 원산지 가운데 하나인 필리핀의 보라카이 해변에서 핑클의 이효리는 이런 노래를 부르며 몸을 흔들어댄다. 올 1월 시장에 나온 롯데칠성음료의 과즙 음료 ‘델몬트 망고’는 올 음료 시장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회사의 2000년 대박 상품인 ‘2% 부족할 때’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연 매출 목표를 100억원으로 잡았던 롯데측은 6월 매출이 100억원에 육박하자 올해 천억원 매출도 무난할 것 같다며 놀란 표정이다.

음료 업계 관계자들은 올 여름 음료 시장의 가장 강력한 테마로 망고 음료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요즘 편의점이나 음료 자판기 옆 휴지통에 가장 많이 쌓여 있는 것이 노란색 망고 음료 캔이라고 할 정도로 가히 망고 열풍이 불고 있다. 해태음료·남양유업·한국야쿠르트·동원 F&B 등 11개 후발 업체는 ‘롯데는 선발 업체일 뿐 어느 회사의 망고 제품이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결기를 보인다. 왜 망고일까. 롯데칠성음료 이영호 마케팅실장은 ‘열대 과일의 왕’인 망고의 뛰어난 맛과 소비자들이 몸에 좋은 건강 음료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음료 업계에 올해의 망고는 한여름 눈부신 햇살과 같은 존재다. 지난해 음료 업계는 그야말로 죽어라죽어라 했기 때문이다. 유례 없는 홍수와 태풍으로 성수기 여름 장사를 망쳤으며 초가을부터는 경기마저 가라앉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음료 업계는 지난해 시장을 선도할 히트 제품을 끝내 내놓지 못했다. 해태음료 김상수 과장은 1999년의 스포츠 음료, 2000년의 매실 제품, 2001년의 미과즙 음료 이후, 음료 업계의 갈증을 망고가 해갈해 주고 있다고 말한다.

빙과 업체도 그렇지만, 음료 업체들은 여름 한 철, 길게 잡아도 5∼9월 다섯 달 장사에 사활을 건다. 음료 업계의 영업 상무는 하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들은 이글거리는 태양을 기대하지만, 마냥 날씨 핑계만 댈 수는 없는 일. 올해도 어김없이 유통 현장에서는 전쟁이 벌어진다. 1등 롯데를 추격하는 업체는 2~3위인 한국코카콜라와 해태음료이다. 롯데는 지난해 3조4천억원에 이르는 음료 시장에서 점유율 40% 가량을 차지해 1등 자리를 지켰지만, 추격자들의 기세는 매섭다.

코카콜라와 롯데(펩시콜라)는 각각 이탈리아 인근 말타의 영화촬영용 수조 탱크 스튜디오와 태국의 휴양지 라용에서 찍은 광고를 올 3월 일제히 내보내며 여름 판촉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코카콜라는 일상 탈출 여행권으로, 롯데는 빈탄 여행권으로 격돌했다. 하지만 콜라 시장에서 만큼은 올해도 코카콜라가 승전고를 울릴 것 같다. 코카콜라의 올 매출이 5∼10%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단일 제품 중 여전히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가 코카콜라인 것은 틀림없고, 올해 뒤집힐 가능성 또한 낮기 때문이다.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1조2천억원에 이르는 탄산 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31%)와 칠성 사이다(21%)는 1950년 이래 변함없이 한국인의 사랑을 제일 많이 받아온 마실거리였다.

롯데와 해태음료는 전통의 라이벌. 해태가 1999년 경영 위기를 맞으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해태는 올해 주스 시장에서 만회하겠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썬키스트(해태)와 델몬트(롯데)라는 대표 브랜드를 내세운 두 회사의 선두 경쟁은 상온 주스에서 올해 크게 성장이 기대되는 냉장 주스 시장으로 옮아가며 불을 뿜고 있다.

올 여름 음료 시장을 달구는 것은 이들 ‘빅3’만은 아니다. 사방에서 국지전이 벌어진다. 스포츠 음료의 절대 강자는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 롯데(게토레이) 해태(네버스탑) 코카콜라(파워에이드) 같은 강호들이 올해 동아의 철옹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올 여름 음료 시장의 관찰 포인트다. 올해 그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 보겠다는 이른바 기능성 음료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CJ(옛 제일제당)는 체지방 제거 기능을 가졌다는 ‘펫다운’과 골프 전문 음료 ‘스팟’을, 한국야쿠르트는 갈증 해소를 위한 비타민 음료 ‘비타워터#’와, 콜레스테롤·혈압을 낮추는 물질을 함유했다는 ‘무하유’로, 남양유업은 식물성 섬유 음료 ‘여우야’로, 최근 롯데는 균형 음료 ‘플러스마이너스’로 기능성 음료 시장을 노크했다.

올해 음료 시장의 외인군단은 이미 주스 시장에 뛰어든 유가공 업체다. 이들의 올해 야심작은 검은 콩과 검은 깨를 첨가한 우유와 두유 제품. 롯데햄우유·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삼육두유 등이 일으키고 있는 이른바 흑색 돌풍이 황색 바람을 몰아낼지도 관심거리다. 그러나 아직 빙그레의 30년 장수 식품인 바나나 우유의 아성이 크게 흔들린다는 징표는 찾기 어렵다. 음료 업체들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올 여름을 후끈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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