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도 수업권도 무시당했다”
  • 차형석 기자 (papapipi@sisapress.com)
  • 승인 200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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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사는 천안에 있는 한 지인의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사건 이후 인터넷에 전화번호가 나돌아 진교사는 일방적인 협박 전화와 항의 전화에 시달렸다.

3월8일 아침에 차 접대를 못하겠다고 거절했다. 손님이 오면 차를 접대해 달라는 교감 선생님에게 ‘수업하고 있는데 손님이 오면 어떡하냐’고 물었더니 ‘부르겠다’고 말씀하셔서 너무 어이없었다. 가만 있으니까 교감선생님이 ‘하기 싫으면 하지마’라고 말했다. 장학록은 말이 안 된다. 시간표와도 맞지 않다. 학교로 출근하려면 삽교 읍내에 가서 7시35분 차를 타야 한다. 그 다음 차는 10시45분에 있다. 운전 면허를 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면허를 따기 위해 ‘10분 먼저 퇴근했으면’ 하고 부탁드렸는데, 그것까지 장학록에 씌어 있어 황당했다.

나에게는 교권도 없었고, 수업권도 없었다. 수업 중에 예고도 없이 불쑥 들어와서는 ‘단원 학습 목표를 왜 안 쓰느냐’ ‘수업 시간을 절대 바꾸지 마라’고 했다. 수업하면서 이게 제일 부담스러웠다. 음악 시간에 <참새노래>를 가르치지 않고, 뒤에 있는 <구슬비> 노래를 가르친 적이 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 ‘<참새노래>를 해야 하는데 왜 <구슬비 노래>를 가르치냐?’고 질책했다. 보복성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3월17일에는 1쪽짜리 공문 한 장을 고치라고 해서 다섯 번이나 결재를 받았다. 충남도교육청은 사건 이후 보성초등학교 홍 아무개 교감과 전교조 교사 2명을 다른 학교로 발령했다. 당진군에 있는 한 초등학교로 전근한 홍교감을 만났다 2003년 장학록을 만들면서 한꺼번에 옮겨 적은 것 같다. 언제 옮겨 적었는지, 언제까지 장학록을 적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매일 장학록을 쓴 것은 분명하다.

다른 선생님들은 10년 이상 경력자이다. 그런데 진교사는 중등 교사 자격증을 가진 데다가 7차 교육 과정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 초등학교 연수 경험도 없다. 교장선생님도 장학을 하라고 지시했다.

3월5일 아침 천안(자택)에서 예산교육청으로 바로 출장을 갔다. 일을 보고 학교에 온 시간이 9시50분께였다. 9시에서 12시까지 출장중이라고 되어 있는 것은 그 전날인 3월4일에 시간을 넉넉하게 해서 선결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시간표가 맞지 않은 것은 담임이 시간을 바꾸었든가, 내가 요일을 착각했든가 둘 중 하나이다. 3월11일은 내가 착각해 날짜를 잘못 적어, 다음날 앞의 날을 보고 착각해 밀려 적은 것 같다. 장학록이 문제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다.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시간표 맞추고, 날짜도 맞추지 않았겠나. 나는 거짓말 하는 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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