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린 금강산 해수욕장 ‘빈 바닷가’
  • 금강산·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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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해양 레저 등 ‘여름 마케팅’ 박차…관광객 적어 여전히 적자
서로 물장구 치며 장난하는 아이들 소리는 여느 해수욕장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멀리 보이는 산 중턱 바위에는 ‘천출명장 김정일 장군’이라는 글발이 또렷이 적혀 있어 이곳이 북한임을 실감하게 했다. 바로 금강산 해수욕장이다.

현대아산은 7월10일부터 금강산 해수욕장을 재개장했다. 지난해에도 잠깐 개장한 적이 있었지만 올해는 제트스키를 비롯한 갖가지 수상 레저 시설을 구비해 모양새를 갖추었다. 해수욕장이 위치한 곳은 유람선 설봉호가 정박하는 항구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해안.

7월29일 금강산 해수욕장 넓은 물속에는 겨우 어린이 10여 명이 뛰어들어 놀고 있었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양창훈군(14)은 “사람이 많지 않아 마음대로 놀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해수욕장 모래는 알갱이가 작아 부드러웠다. 무엇보다 수심이 낮아서 해변에서 50m를 걸어나가도 수면은 허리춤에 머물렀다. 경치도 좋아서 해수욕장을 둘러싼 산은 유럽 지형을 보는 듯한 이국적 풍경을 연출했다.

낚시도 할 수 있고 조개도 채취할 수 있지만 해수욕장을 떠나기 전에 모두 버려야 한다. 자연물을 외부로 유출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해수욕장에서 사진 촬영은 해변 오른쪽과 뒤쪽을 배경으로 했을 때만 가능하다. 7월29일 오후 한 관광객이 해변 왼쪽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자 남한측 안내원이 “어휴, 아주머니, 이 쪽까지만 찍어주세요” 하고 제지했다. 하지만 강압적인 분위기는 아니고, 북측 감시원은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 두 달 동안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탓에 손님을 받지 못했던 현대아산은 최근 금강산 여름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강산 세존봉 코스를 추가로 개방해서 기자와 산악전문가 등이 답사했다. 8월중에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세존봉 코스는 4시간이 걸렸던 기존 코스에 비해 길어서 등반에 7시간이 걸린다. 지난해 태풍 루사로 끊긴 출렁다리도 새로 놓았다. 7월30일 해금강 삼일포에서는 현대아산 임원과 북측 관계자가 모여 삼일포다리 준공식을 열고 첫 통행객을 받았다. 현대건설 기술진과 자본으로 만든 다리다. 현대아산은 가격도 내려서 원래 40만∼45만원 하는 2박3일 코스의 경우 8월 말까지 35만원(설봉호 숙박)으로 할인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산업은 여전히 적자다. 현대아산측은 “수지를 맞추려면 관광객이 월 1만3천명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정부보조금도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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