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NGO 가족으로 모십니다”
  • 吳允鉉 기자 ()
  • 승인 2000.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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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활동 왕성하나 재정난·인력난 ‘허덕’…자발적 참여 간절
한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자극을 준 총선시민연대의 공천 반대 명단 발표는 시민단체(NGO)가 21세기 한국 사회의 새로운 희망이자 대안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일만 놓고 보면 새로운 세기는 미래학자들이 예측한 것처럼 시민과 시민단체의 세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같이 화려한 외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단체가 인력난·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때문에 ‘지금보다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지 않으면 시민단체의 활동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국의 NGO들은 아직 자립할 힘이 없다. 기부 문화와 공익 펀드 같은 제도가 활성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NGO 활동이 자칫 위축될 수도 있다.” 성공회대 NGO학과 조희연 교수의 전망이다. 조교수는 시민들이 남의 덕을 보겠다는 무임 승차 의식과 폐쇄적인 가족주의를 버리고 시민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진정한 시민 사회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은 아직 시민운동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1999년 9월 월간 <참여사회>와 한길리서치가 서울 시민 3백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민 85.6%가 시민단체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기부금을 내는 등의 참여를 하는 사람은 불과 4.7%였다. 시민들이 참여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특별한 계기가 없어서’이다(41.3%)(1999년 1월 <참여사회>·한길리서치 공동 조사).

시민운동에 자원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시민들의 그 같은 태도를 못내 아쉬워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녹색연합에서 환경 파괴 실태를 영상에 담고 있는 장주영씨(23)는 시민운동에 관심이 있으면 적극성을 가지고 문을 두드리라고 권했다.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참여연대의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에서 민원 상담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철씨(36)는 “시민들이 시민단체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하는 일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누구나 문을 두드리면 자기에게 맞는 일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강좌·캠프·문화 행사에 참가하거나 기부금을 내는 간접 참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의해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년’으로 뽑힌 대니 서(23)도 시작은 미미했다. 생일 파티 대신 친구들과 함께 자그마한 환경단체 ‘지구 2000’을 만들어 활동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물론 누구나 대니 서같이 명망 있는 시민운동가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시민운동을 통해 삶을 좀더 가치 있고 윤택하게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시민운동에 관심은 있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어서 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깨어 있는’ 시민들을 위해 한국시민단체협의회와 <시민의 신문> 부설 시민운동정보센터의 추천을 받아, 작지만 알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를 몇 곳 소개한다.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연대:도시라는 삶터를 좀더 친근하고 즐겁게 만들기 위해 탄생했다. ‘인사동을사랑하는사람들모임’ ‘시민교통환경센터’ 같은 부설 모임과 기관을 운영해, 살맛 나는 도시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인사동 역사 문화 탐방, 안국역 문화 쉼터 조성, 살기 좋은 봉천동 만들기, 자전거에 친한 도시 만들기 활동을 펼쳐 왔다. 또 ‘시정지기단’과 ‘도시법률연구센터’ 등을 통해 도시 계획·환경을 감시하고, 그와 관련된 제도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환경 친화적인 도시 만들기에 참여하려면 02-332-6044로 전화하면 된다. 상담을 통해 적성에 맞는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홈 페이지 www. dosi.or.kr).

글로벌 케어(Global Care):전쟁·기아·가난으로 고통받는 국내외 사람들을 돕기 위한 의료 봉사 단체이다. 현재 전국 1백26개 회원 병원의 의사·간호사 그리고 대학 교수와 여러 분야 전문가 들이 돕고 있다.

국내 사업으로 노숙자·무의탁 노인 진료, 결식 아동 지원, 저소득 실직자 가정 건강 검진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국제 사업으로는 베트남 언청이 어린이 수술 및 식수 개발, 몽골 의료·교육 사업, 북한 의약품 지원을 해왔다. 올해에는 기존 사업과 함께 무인가 시설 같은 의료 사각 지대에 거주하는 이웃들을 찾아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자원 활동을 신청하면 희망하는 일을 할 수 있다(문의 02-654-7260~2, 홈 페이지 www.globalcare.or.kr).

나와 우리: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차별과 갈등을 몰아내고, 지구촌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1998년 5월에 발족했다. 역사·인권 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구촌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의 공동체 및 문화를 연구·답사하고 있다.

올해에는 한국을 찾은 재외 동포와 외국인 노동자 들에게 한국 문화를 이해시키기 위한 역사 답사, 장애인·정신대 할머니 같은 외로운 이웃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추진 중이다. 또 장애인과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 현황과 실태 등을 연구해 강좌를 열 예정이며, 일본·베트남과 가까워지기 위해 그 나라들을 연구하고 현지 답사도 할 계획이다.

회원이 되면 직접 답사 프로그램을 짜고, 강좌 기획에 참여할 수 있다(문의 02-747-3194, E메일 iandwe@netsgo.com).

녹색 소비자 연대: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생활을 하도록 유도하고, 생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되었다. 그동안 장바구니 들기 운동, 포장 쓰레기 줄이기 운동, 슈퍼마켓 환경 감시, 대중 교통 이용 활성화 캠페인, 녹색 아파트 만들기 시범 사업, 쓰레기 재활용 운동 등을 펼쳐 왔다. 요즘도 ‘녹색소비자상담및고발센터’ ‘환경오염피해고발센터’ ‘위해식품고발센터’ 등을 운영해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하고, 소비자 피해 실태와 녹색 소비 관련 조사도 한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모든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자료를 우송해 준다(문의 02-763-4972, 홈 페이지 infokgcn.ksdn. or.kr).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죽어가는 숲을 살리기 위해 1998년 3월 구성되었다. 그동안 일반인·대학생을 대상으로 숲 가꾸기 체험, 묘목 나누어 주기, 숲 탐방 행사를 백여 차례 열었다. 또 정부의 숲 가꾸기 사업 감시, 정책 심포지엄 개최, 교육용 책자 개발·보급 운동 등을 해왔다.

올해에도 생명의 숲 1일 체험 활동, 생명의 숲 기행 같은 행사를 개최한다. 그리고 수도권 지역의 10개 학교에서 학생·학부모·교사가 학교에 숲을 가꾸는 운동도 펼칠 계획이다. 02-735-3232로 전화하면 숲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홈 페이지 www.forest.or.kr).

우이령 보존회:1994년 서울 우이동과 경기도 장흥을 잇는 우이령길 확장 및 포장에 반대하는 산악인·예술인·환경 분야 전문가·교수 20여 명이 모여 발족했다.

그동안 동강 영월댐 건설의 문제점을 처음으로 사회에 알렸으며, 광릉 숲 주변 위락 시설 조성을 저지했다. 그리고 양양의 양수댐 건설 반대, 북한산 지키기, 영종도 생태계 지키기, 동강·북한강 살리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오고 있다.

매년 ‘점봉산 풀꽃 보기’(5월) ‘어린이 생태학교’(6월) ‘연어생태학교’(10월) ‘설피밭 눈 밟기’(2월·98쪽 ‘사람과사람’ 참조) 행사를 열어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문의 02-706-0294).

인간 교육 실현 학부모 연대:학생들에게 열등감을 심어주는 교육을 개혁하기 위해 1990년 결성된 학부모 교육 문화 운동 단체이다. 교육의 당사자이며 주권자인 학부모들이 모여 ‘성숙한 학부모 되기’ ‘자유로운 학교 만들기’ ‘건강한 아이 키우기’ ‘입시 위주 교육 개혁’ ‘교육 개혁 촉구와 감시’ ‘학력에 따른 차별 철폐’ 운동을 활발하게 펼쳐 왔다.

매년 교육 현안에 관한 정책 토론회, 새내기 학부모 교실, 예비 중학생 교육 프램그램을 열고 있으며, 교육 자문과 상담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 들에게 바른 교육관을 심어주고 있다.

자원 봉사자로 참여하면 호루라기상담팀·학부모정보화팀·교육모니터팀에서 활동할 수 있다(문의 02-766-2597).

지구촌 나눔 운동:1998년 말부터 세계 각지의 빈곤 문제 해결과 시민 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해왔다. 그동안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가난한 나라에서 직업 훈련·지역 개발·의료 사업 등을 해왔다. 또 대학생해외봉사단 의료팀을 베트남에 파견해 그곳 환자 2천6백명을 치료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많은 젊은이들이 개도국에 나가 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차세대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젊은이들을 개도국에 파견하고 있다. 올해에도 각 기관·단체·기업 들과 손잡고 다양한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번역·웹 페이지 관리·출판 및 편집·정책·회계·회원 관리를 담당할 자원 봉사자를 기다리고 있다(문의 02-747-7044, 홈 페이지 www.globalsharing.org)

이 외에도 전국에 ‘강화도 시민연대’ ‘거제 초록빛깔 사람들’ ‘광덕산을 지키는 사람들’ ‘한국 수달 보호회’ 같이 지역성과 전문성을 살린 시민단체가 만 개 넘게 있다. 이같은 단체의 정보를 알고 싶거나 가입하고 싶은 사람은 <시민의 신문>이 운영하는 시민운동정보센터(02-766-8801)에 문의하면 된다. 이 곳의 인터넷 홈 페이지 www.kngo.net에 접속하면 국내 2만여 시민사회단체의 모든 것을 검색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시민단체협의회(전화 02-723-0642, 부산 051-464-4065 광주 062-222-1322 진주 0591-753-6133 제주064-753-0844 마산 0551-248-3338 목포0631-243-8331 청주 0431-221-9191 전북 0652-283-8043, 홈 페이지 members. iworld.net/kccm)에서도 시민들의 시민운동 참여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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