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국가사적, 고압선에 '칭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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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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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세계유산 등록 직후 송전탑 공사 강행… 주민·환경단체 반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전남 화순군 춘양면 대신리와 도곡면 효산리 야산에 흩어져 있는 66만평 규모의 고인돌지구에는 고인돌5백96기가 집중 분포되어 있어 1998년 국가사적 410호로 지정되었다. 화순에는 특히 2천∼3천 년 전의 장례 유적으로 추정되는 고인돌 채석장이 남아 있어 세계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 관리와 보존을 위한 유네스코의 기술적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세계적인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하는 의무도 따른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자치단체가 민간인 모니터 요원을 위촉해 한 달에 두 차례씩 주변 환경 변화와 보존 상태에 대해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화순지구 고인돌은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자마자 고압 송전선이 지나는 송전탑 10여 개에 에워싸일 형편에 처했다. 한전이 광주·화순·나주 일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이 지역에 송전탑을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세계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민과 환경단체의 주장에 밀려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그러나 한전은 '예산과 공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며 강행할 태세여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화순 고인돌 보존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영문 교수(47·목포대 역사문화학부)는 "문화재보호위에서 충분한 심의를 거쳐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보전하는 쪽으로 결론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고인돌 보전에 주민과 관공서가 적극 협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라남도와 화순군은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화순 고인돌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고, 선사체험학습장과 고인돌 축조 현장 등이 들어설 '고인돌 선사문화공원' 조성을 위해 2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도 고인돌 원형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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