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죽이기 원흉은 정부"
  • 박병출 부산 주재기자 ()
  • 승인 2001.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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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철승씨 "목숨 걸고 생우 수입 막겠다"




'농민 전쟁'도 불사한다며 생우 수입 저지에 나선 농민들 역시 이번 사태를 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잘못된 정책으로 축산 기반을 무너뜨려 놓고는 강 건너 불 보듯 한다는 것이다. 축산농 백철승씨(49·경남 고성군 거류면 송산리)는 정부가 우루과이라운드에 대비해 기업농을 육성한다며 정책자금을 남발한 것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1억원을 빌려 5천만원으로 축사 짓고 5천만원으로 송아지 사 넣는 식으로 축산을 시작한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소파동이 시작되었고, '어깨 보증'을 통해 돈을 빌린 농민들은 한 사람이 도산하면 이웃이 도산하는 식으로 마을 전체가 빚더미에 올라앉는 상황이 되었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도 정부가 사육 두수가 많아지면 도살 장려금, 부족할 때는 다산(多産) 장려금을 주는 조령모개식 정책 외에 축산 기반 구축에는 힘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정책자금을 마구 뿌려 놓고 문제가 생기자 이번에는 '배 아픈 데 머큐롬 바르듯' 미봉책을 쓰고 있다"라며 농가부채 상환 연기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영농·축산 등의 성실도와 경제력을 고려해 상환기간을 5∼20년 정도로 차등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형평성에도 맞고 농가 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전국한우협회 경남지회 부지회장인 백씨는 생우 수입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수입업자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앞으로도 우리 농민들은 목숨을 걸고 저지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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