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된 '프라이드 전라도'
  • 나권일 광주 주재기자 (nafree@e-sisa.co.kr)
  • 승인 2001.12.10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라도호텔 공개 매각, 13년 만에 일곱 번째 주인 물색
이용호 게이트에 휘말린 프라도호텔이 공개 매각된다. 광주 남구청(청장 정동년)은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프라도호텔 공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용호씨의 G&G 그룹으로부터 37억5천만원에 프라도호텔을 인수한 미조투자개발(대표 김신의)이 지금까지 3억6천여만원에 이르는 취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를 체납했기 때문이다.




현재 프라도호텔은 남구청 외에도 경기도 안양의 대양상호신용금고가 100억원 근저당권을 갖고 있고, 3년간 임대 경영을 맡기로 한 여운환 (주)정간산업개발 대표가 17억4천만원을 가압류하는 등 모두 열여섯 곳이 48억원을 가압류해 놓은 상태. 여기에 미지급된 공사비 24억원까지 합하면 채무액이 1백70억원이 넘어 호텔 시가(80억∼90억원대 추정)를 훨씬 웃돈다.


이 때문에 호텔이 공매되면 공사 대금 24억원을 받지 못한 하청 업체 대표 60여 명이 가장 피해를 많이 볼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총무 명용문씨(34)는 "공사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우리에게는 가압류 차례조차 돌아오지 않았다. 공매 처리되면 우리 같은 서민만 공중에 붕 떠버리게 된다"라며 분노했다.


프라도호텔의 수난은 이뿐만이 아니다. '호텔 프라도'의 현관 유리창에는 지난 11월22일부터 이색적인 공고문이 나붙었다. 월세와 관리비를 내지 않은 2∼3층 고급 연회장과 1층 한식당 영업장에 12월부터 호텔측이 단수·단전할 예정이니 고객들의 양해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개장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특급 호텔의 연회장과 한식당이 관리비를 제때 내지 못해 전기와 수돗물 공급을 중단하게 되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호텔 총지배인 홍성표씨(49)는 "연회장과 한식당 영업장을 빌린 박 아무개씨가 전기세 등 공과금과 임차료(월세)를 3월부터 한푼도 내지 않았다. 지금까지 밀린 금액이 보증금 1억5천만원을 넘어서 2억1백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단수·단전 조처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호텔측을 상대로 고소까지 제기한 박 아무개씨측은 "보증금에다 연회장과 한식당의 시설투자비가 6억5천만원이다. 호텔측의 협상 주체도 불분명하고 공매 절차까지 밟는 처지에서 투자비를 못 건질 수도 있는데 월세를 꼬박꼬박 낼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결국 양측이 한 발짝씩 물러서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도심속 꿈의 휴양지로서 최상의 서비스를 통해 광주의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선언한 프라도호텔로서는 이미지를 구긴 일이었다. 13년 전 리버티 호텔로 출발한 프라도호텔은 지금까지 세 차례 부도에 소유주가 여섯 번이나 바뀔 정도로 수난을 겪은 데다 이용호-여운환 사건에 휘말리면서 만신창이가 되었다. '프라이드 전라도(PRIDE JEONLADO)'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