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프라도호텔은 남구청 외에도 경기도 안양의 대양상호신용금고가 100억원 근저당권을 갖고 있고, 3년간 임대 경영을 맡기로 한 여운환 (주)정간산업개발 대표가 17억4천만원을 가압류하는 등 모두 열여섯 곳이 48억원을 가압류해 놓은 상태. 여기에 미지급된 공사비 24억원까지 합하면 채무액이 1백70억원이 넘어 호텔 시가(80억∼90억원대 추정)를 훨씬 웃돈다.
이 때문에 호텔이 공매되면 공사 대금 24억원을 받지 못한 하청 업체 대표 60여 명이 가장 피해를 많이 볼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총무 명용문씨(34)는 "공사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우리에게는 가압류 차례조차 돌아오지 않았다. 공매 처리되면 우리 같은 서민만 공중에 붕 떠버리게 된다"라며 분노했다.
프라도호텔의 수난은 이뿐만이 아니다. '호텔 프라도'의 현관 유리창에는 지난 11월22일부터 이색적인 공고문이 나붙었다. 월세와 관리비를 내지 않은 2∼3층 고급 연회장과 1층 한식당 영업장에 12월부터 호텔측이 단수·단전할 예정이니 고객들의 양해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개장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특급 호텔의 연회장과 한식당이 관리비를 제때 내지 못해 전기와 수돗물 공급을 중단하게 되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호텔 총지배인 홍성표씨(49)는 "연회장과 한식당 영업장을 빌린 박 아무개씨가 전기세 등 공과금과 임차료(월세)를 3월부터 한푼도 내지 않았다. 지금까지 밀린 금액이 보증금 1억5천만원을 넘어서 2억1백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단수·단전 조처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호텔측을 상대로 고소까지 제기한 박 아무개씨측은 "보증금에다 연회장과 한식당의 시설투자비가 6억5천만원이다. 호텔측의 협상 주체도 불분명하고 공매 절차까지 밟는 처지에서 투자비를 못 건질 수도 있는데 월세를 꼬박꼬박 낼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결국 양측이 한 발짝씩 물러서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도심속 꿈의 휴양지로서 최상의 서비스를 통해 광주의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선언한 프라도호텔로서는 이미지를 구긴 일이었다. 13년 전 리버티 호텔로 출발한 프라도호텔은 지금까지 세 차례 부도에 소유주가 여섯 번이나 바뀔 정도로 수난을 겪은 데다 이용호-여운환 사건에 휘말리면서 만신창이가 되었다. '프라이드 전라도(PRIDE JEONLADO)'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