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황금의 땅’
  • 차형석 기자 (papapipi@sisapress.com)
  • 승인 2002.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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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유휴지 개발, 시비 안 그쳐…“수도권 마지막 골프장 된다”
지난해 8월께 톱 뉴스는 ‘인천공항 유휴지 개발 사업 로비·외압 의혹’이었다. 시작은 지난해 7월10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원익 컨소시엄이 결정되면서부터. 당시 원익은 토지 사용료로 3백25억원을 써냈고, 에어포트 72는 1천7백29억원을 제안했다. 공항공사 강동석 사장은 바로 다음날부터 평가위원들에게 토지 사용료 부분을 재평가하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두 차례 평가에서도 원익이 우선 협상 업체로 선정되었다. 당시 공항공사에는 업체 선정 이후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공항공사가 사업 수행 능력을 더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강사장은 이상호 단장을 해임했다. 그러자 이단장은 8월6일 기자회견을 갖고 “강사장이 에어포트 72를 편들고 청와대 국중호 행정관과 김홍일 의원의 보좌관이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했다”라고 폭로했다. 당시 강사장은 원익이 우선협상자로 결정된 다음에도 돈을 많이 써낸 에어포트 72가 선정되어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을 해 의심을 샀다. 이단장은 원익이 탈락하지 않도록 미리 평가 기준을 바꾸었다는 의심을 샀다.






이 사건은 ‘특혜’ ‘역특혜’ 의혹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지만 검찰은 두 컨소시엄에서 로비를 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에어포트 72 관계자가 국중호 전 행정관에게 해외출장비로 2천 달러를 주었다는 사실만 추가로 확인한 셈이다. 결국 이 사건으로 국중호 청와대 전 행정관과 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이 구속 기소되었다.



검찰은 이상호 단장을 업무 방해·인천국제공항공사법 위반·명예훼손으로 구속하면서 “계좌 추적을 통해 금품 수수가 드러나면 추가 기소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관련자의 계좌를 뒤졌지만 별다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국중호 전 행정관과 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은 2개월간 복역한 뒤 보석으로 나왔다. 이단장은 바로 공항공사로 복귀했고 강동석 사장과 함께 지난 3월 말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강동석 사장은 임기를 마치고 한전사장으로 ‘영전’했다.



이단장은 6월5일 심사위원 두 사람을 상대로 한 최종 증인 신문을 앞두고 있다. 진작 재판 결과가 나왔어야 하나 강동석 사장이 4개월 동안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차일피일 미루어졌다. 선고는 6월 말이나 7월에 있을 예정이다.



공항공사는 사업권자에게 토지 사용료를 받고 2020년까지 운영권을 줄 계획이다. 환경 보호 등 정부의 법률이 강화되어 이곳은 수도권에서 골프장을 지을 수 있는 마지막 부지로 평가되고 있다. 2020년까지 모두 합쳐 1조원 매출에 2천억∼3천억 원의 당기 순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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