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훌리건 난동을 막아라”
  • 차형석 기자 (papapipi@sisapress.com)
  • 승인 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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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앞두고 비상…해킹 대비 한·중·일 상호협력서 체결



2002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정보 보호 기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민간기관에서 벌어진 해킹 사건을 접수하고 기술 지원을 하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지난 4월 국내 각 주요 회사의 전산 담당자를 불러 해킹 대비 교육을 실시했다(국가기관의 보안에 관한 기술 지원은 국가정보원이 담당한다). 또한 5월13일∼7월15일 월드컵을 대비해 24시간 비상 근무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정보 보호 기관이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은 월드컵이 세계적 행사인 만큼 해커들의 관심이 한국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정현철 선임 연구원(34)은 “사이버 세계의 훌리건들이 한국 서버로 몰려와 해킹을 감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일본·중국 해킹 사건 대응팀과 상호 협력서를 교환했다. 해킹 움직임이 감지되면 접속을 차단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이다. 월드컵에 참가하는 한·중·일 세 나라가 부진하거나 우발적 사건이 일어날 경우, 지난 겨울 올림픽 때처럼 민족 감정이 사이버 해킹으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002 솔트레이크시티 겨울 올림픽에서 ‘오노 사건’이 벌어진 후 한국의 네티즌은 미국의 관련 홈페이지로 몰려가 대규모 사이버 시위를 벌여 서버를 다운시킨 바 있다.



중국의 해커들도 주목할 대상이다. 지난해 5월 미국의 정찰기와 부딪쳐 중국 조종사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해커들 사이에서 사이버 전쟁이 벌어졌다. 당시 ‘한국이 친미적이고 미국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는 이유로 국내 시스템 수백대가 미국을 비방하는 화면으로 바뀌는 피해를 당한 바 있다. 정연구원은 “중국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해커들이 한꺼번에 한국 서버로 몰려오면 피해가 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스크립트 키디’들도 경계 대상이다. 스크립트 키디는 인터넷을 떠다니는 코드를 내려받아서 무작정 실행하는 10대 네티즌을 뜻한다. 보안업체 ‘해커스랩’의 김재형 연구원은 전문 해커보다 스크립트 키디가 더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호기심에 프로그램을 돌리다 보니 자기가 해킹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 대형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도 월드컵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홈페이지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해외 해커 동향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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