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은 총보다 강하다
  • 차형석 기자 (papapipi@sisapress.com)
  • 승인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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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주 일가, 병역 면제자 수두룩


"언론사 사주 가운데도 병역비리 관련자가 있다.” 지난 8월20일 김대업씨는 언론사주 일가도 병역비리에 관련되어 있고, <조선일보> 사주 일가의 병역비리와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병역비리에 연루된 언론사주 일가는 3명이며 그 가운데 1명은 <조선일보> 관련자이다”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측은 사주 일가의 병역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문제가 제기되면 법정으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김씨가 <조선일보>를 공개 지목한 것은 그동안의 보도 태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언론사 일가 병역 문제가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1년 9월13일 국방위에서 민주당 장영달 의원은 “<한국일보> 사주 일가는 5명 중 4명이 군대를 안 갔고, <조선일보> 사주 일가도 2명이 군대를 안 갔다. 사주 일가의 병역 면제율이 무려 50%나 된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언론사주 일가 가운데 면제 판정을 받은 인사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체중 초과), 방우영 회장의 장남인 방성훈 현 <조선일보> 기자(심장 수술),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교통 사고 후유증), 장재민 <미주한국일보> 회장(기관지 병력), <일간스포츠> 장중호 사장(척추 디스크),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폐질환), <국민일보> 조희준 전 회장(미국 영주권 취득) 등이다. <동아일보> 김병관 전 회장, 김병건 전 부회장, 김부회장의 차남 김형중씨는 미필 또는 미신고 상태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방상훈 사장은 1971년 1월 체중 초과로 제2국민역(면제)에 편입되었다. 조희준 전 회장의 경우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병역을 계속 연기하다가 귀국했다. 이때는 이미 나이 상한선(만 31세)이 지나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다.



1999년 11월 <동아일보> 김병건 전 부회장의 부인 신 아무개씨는 병역비리 합동수사 과정에서 병무청 직원을 통해 아들이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탁하면서 군의관에게 2천만원을 건넨 혐의(제3자 뇌물교부)로 불구속 기소되어 벌금 2천만원을 선고받았다.



김대업씨는 “족벌 언론사는 세습 경영을 했기 때문에 그만큼 병역비리 역사도 깊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무 조사처럼 병역 문제가 언론계를 뒤흔드는 폭풍의 핵으로 떠오를지 관심은 김대업씨의 입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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