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문현진, 2인자 곽정환”
  • 나권일 기자 (nafree@sisapress.com)
  • 승인 2003.03.11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구 귀국설 나도는 문선명 총재, 활동 중심 국내로 옮겨



문선명 총재가 영구 귀국하기로 결심했다는 소문은 2월 초부터 증권가에서 나돌았다. 문총재는 1971년 미국 시민권을 얻은 뒤 장기간 계속해온 외국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었다.
그러나 통일교측은 영구귀국설을 부인하면서도 “문총재가 활동의 중심을 국내로 옮긴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문총재 부부는 올해 들어 세 차례 귀국했는데, 한 번 방문할 때마다 15∼20일을 머물렀다. 오는 3월에 용평리조트 인수 행사가 있고, 5월과 7월에 세계문화체육대전과 월드피스킹컵 축구대회 등 문총재가 참석해야 할 통일교 행사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문총재는 83세 고령이지만 건강은 양호하다고 한다. 통일교 관계자는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나 5시부터 3∼4시간 동안 공적인 집회(기도회)를 갖고 밤 12시에 취침하는 생활을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건강은 타고난 분이다”라고 말했다.
문총재는 최근 후계 구도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총재의 자녀 13명 가운데 후계자로 지목되는 이가 3남 문현진씨(34)이다. 문씨는 미국 하버드 대학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졸업하던 1998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 부회장에 취임했다. 문총재의 사상을 상속하는 위치라고 할 원리연구회 세계 회장도 맡고 있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문현진씨를 깍듯이 ‘현진님’으로 부른다.


문총재 부부의 종교적인 후계자가 문현진씨라면 통일교의 대외 활동을 총괄하는 후계자는 세계평화초종교초국가연합 곽정환 회장(67)이다. 곽회장은 1987년 문현진씨의 장인이 되면서 그때까지 2인자로 불리던 박보희씨를 제쳤다. 곽회장은 1990년 <세계일보> 초대 사장을 지냈고, 통일교측이 2001년 인수한 UPI 통신사 회장을 맡고 있다. 올해 7월 월드피스킹컵 대회 조직위원장도 맡아 문총재를 대리해 통일교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통일교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통일교 내부에도 지나친 사업 확장을 경계하고 보수적인 분위기를 개혁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공론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문총재 이후를 선점하려는 내부 진통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래저래 통일교의 움직임은 안팎으로 주목되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