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화제 집중’ 생활의 지혜 일곱 가지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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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세계 사로잡은 ‘화제의 지식 일곱 가지’
요즘 인터넷에는 ‘지식’이 차고 넘친다. 네이버·엠파스·야후 등 포털 사이트마다 ‘지식 검색’ 또는 ‘지식 창고’ 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시시콜콜 물어보기도 하고, 때로는 남이 던진 질문에 자기가 아는 정보를 보태 답하기도 하면서 만들어지는 이들 지식 서비스는 소극적 정보 수용자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정보 생산자가 되고자 하는 ‘호모 디지털 로쿠엔스’(디지털로 소통하는 존재)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며 일약 포털계의 대박 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KBS-2TV <스펀지> 권재영 프로듀서의 말마따나, 지식 창고에 차고 넘치는 이들 정보는 사실 지식이라기보다 잡학 상식에 가깝다. 그래도 상관없다. 이미 네티즌들은 지식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맛보고 있으니까. 인터넷은 말 그대로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의 이상을 충실히 구현해 가는 중이다.

<시사저널>은 한가위를 맞아 요즘 ‘유비쿼터스’(컴퓨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세계를 사로잡은 화제의 지식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몰라도 살아 가는 데 전혀 지장은 없지만, 알아두면 언젠가는 쏠쏠하게 써먹을 수 있을 ‘생활의 지혜’들이다.

-> 싫은 술자리 거절하는 법

회식 자리뿐이랴. 술이 약해 명절 날 친척·친구 들 만날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심란해진다면 미리 고수들의 비법을 곁눈질해 보자.

최근 엠파스가 일반 네티즌을 상대로 ‘술자리 기분 좋게 거절하는 법’ 순위 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1위 ‘미안, 나 요즘 보약 먹어’라고 약 핑계 대기, 2위 ‘운전해야 해’라고 운전 핑계 대기, 3위 ‘어제 과음해서’라고 몸 상태 핑계 대기 등등 핑계 대기가 주된 거절법으로 꼽혔다. 그밖에 소수 의견으로 △술 몇 잔을 받아 마시자마자 과장되게 취한 연기 하기 △술자리에서 화제를 끊임없이 주도해 상대방 혼을 쏙 빼놓기 △작심하고 주사를 한 판 크게 부려 주변으로부터 기피 인물로 찍히기 등등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하수들이나 쓰는 법. 진정한 고수는 심리학을 이용해 술 권하는 상대를 무력화하기도 한다. 이름하여 ‘상대방 빚쟁이 만들기’ 전법이 그것이다. 로버트 치알디니가 쓴 <설득의 심리학>에 따르면, 사람은 누군가에게 받은 부탁을 거절하게 될 때면 절로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런 미안함 때문에 덜컥 부탁을 들어주고 뒤에 가서 후회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다시 마음의 빚을 떠넘기라고 저자는 권유한다. 예를 들어 차를 빌려달라는 친구가 있을 때는 ‘안돼’라고 단호히 거절한 뒤, 곧바로 ‘그런데, 내가 여행하는 동안 우리집 강아지 좀 맡아줄래?’라는 식으로 상대에게 다른 부탁을 하라는 것이다. 이때 친구가 내 부탁을 거절하면, 둘 다 서로의 부탁을 거절한 셈이 되므로 각자 마음의 빚이 사라진다.

네티즌 ‘rlarltjr@d’는 이같은 심리 상태를 이용하는 것이 술자리를 피하는 포인트라고 조언한다. 곧 상대가 술을 권하면 일단 ‘아, 저는 다 마셨습니다’ 하면서 술잔을 피한 뒤 곧바로 상대에게 ‘저는 됐으니까 ○○님이 한잔 받으시죠’라고 다시 술을 권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 권하다 보면 상대도 언젠가는 술잔을 거절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은연중 미안한 마음이 생기므로 더 이상 술을 강권하지 않게 된다는 것.-> 지하철에서 자리 빨리 잡는 법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만원 버스 안에서 자리를 빨리 잡는 법은 최근 네티즌 사이에 가장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지식 검색 중 하나이다. 그러나 아는 것 많다고 자리 생기나? 정보력·관찰력·기동력 3박자를 고루 갖춘 자만이 ‘자리의 제왕’이 될 수 있다는 데 네티즌들은 이견이 없다.

먼저 정보력. 지하철 환승역이 어디어디고, 환승 창구가 어느 쪽인지 파악하는 것 정도는 기본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 1호선의 경우 환승역인 온수역에서는 맨 앞칸과 맨 뒤칸 승객들이 내릴 확률이 높다. 환승 창구가 그쪽에 있기 때문이다. 특정 교복이 어느 학교 것인지 알아두어도 유용하다. 교복 입은 학생이 자리에 앉아 있을 경우 그 학생 학교가 가까워오면 은근슬쩍 그 앞에 서면 된다.

다음은 관찰력. 조만간 내릴 사람들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네티즌들이 정리한 집중 공략 대상은 다음과 같다. ①안내 방송이 나오면 눈을 천장에 잠시 고정하는 사람 ②창문으로 고개를 돌려 지금 정차한 역이 어디인지 보는 사람 ③차가 정지하려는 순간 갑자기 신문을 접는 사람 ④졸다가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기지개를 켜는 사람 ⑤바구니나 종이 가방을 챙겨들고 두리번거리는 아줌마 ⑥할아버지·할머니는 한 정거장 전부터 미리 엉덩이를 반쯤 들고 있는 경우가 많음.

이 모든 것을 파악해도 기동성이 없으면 허사. ‘dltjddn’은 재빠르게 빈자리로 접근하되 떼거리로 있는 사람들 옆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일행을 부를 수 있으니까.

-> 휴대전화 요금 아끼는 법

여기에는 정상 버전과 엽기 버전이 있다. 먼저 정상 버전은, 본인에게 맞는 전화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MSN 메신저의 음성 채팅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추천할 만한 절약법이다. 통화가 끝난 뒤 ‘종료’ 표시를 반드시 누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전화기 덮개를 그냥 닫을 경우 통신회사는 이것이 통신 장애인지 아닌지 판단하느라 10초 동안 신호를 보낸다. 곧 이용자가 10초분 요금을 더 내게 되는 셈이다.

엽기 버전은 얼굴에 철판을 깔 각오가 되어 있어야 실천이 가능한 절약법이다. 일단은 내 휴대전화 보기를 황금같이 하고 남의 휴대전화 보기를 돌같이 할 줄 알아야 한다. 휴대전화를 집에 놓고 나왔다, 배터리가 다 닳았다…. 핑계는 어떤 식으로 대도 좋다. 남의 휴대전화를 빌려 쓸 수만 있다면. 단 휴대전화를 빌릴 때는 ‘한 통화만’이라는 전제를 달도록 한다. 빌리는 데 성공할 확률도 높아지고, 양심도 비교적 편안하다.

개중에는 자기 휴대전화를 사용하되 ‘일단 전화를 건 뒤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 전에 끊는다. 그러면 전화기에 찍힌 수신 번호를 보고 상대방이 전화를 걸어온다’는 슈퍼울트라 짠돌이들도 있다. -> 디카 100% 활용법

여기에도 정상 버전과 엽기 버전이 있다. 일단 정상으로도 디지털 카메라는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g3f2d1’은 디카 활용법을 다음의 일곱 가지로 정리한다. ①필름값이나 현상료 걱정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주변 사물을 찍을 수 있다 ②컴퓨터에 화상을 입력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③디카로 찍은 영상을 텔레비전 모니터로도 볼 수 있다 ④현상소에 가지 않아도 내가 직접 프린트할 수 있다 ⑤컴퓨터용 프린터로도 출력이 가능하다 ⑥디카 화상을 이용해 인터넷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마음껏 꾸밀 수 있다 ⑦녹음, 문자 넣기는 물론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짓궂은 네티즌들은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는다. 엽기적인 디카 활용법으로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깜깜한 밤길을 갈 때 플래시 대용으로 쓴다는 것이다. 거울 대용으로 쓴다는 응답이 그 다음으로 많다. 눈곱이 끼지는 않았는지, 식후 잇새에 고춧가루가 끼지는 않았는지 네티즌들을 자기 모습을 디카로 찍어 확인한다.

몰래카메라용으로 디카를 활용한다는 응답도 만만치 않게 많다. 독신 여성인 ‘arbus’는 자신이 출근한 뒤 애완견이 어떻게 지내는지 나중에 살펴보기 위해 집안에 디카를 동영상 상태로 켜 놓고 나온다고 말했다.

-> 만원으로 데이트하는 법

요즘같이 먹고 살기 팍팍할 때 연인이나 부부가 응용할 만한 비법을 ‘nabimew’는 이렇게 소개한다. ①이동은 버스로 한다. 흔들리는 장소에서 밀착해 있다 보면 서로 호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버스 맨 뒷자리에 붙어 앉게 된다면 금상첨화. 여름에는 에어컨 나오지, 겨울에는 히터 나오지 천국이 따로 없다. ②다음은 비디오방. 3천원이면 영화 한 편 볼 수 있으니 영화관 반값이다. 덤으로 새우깡도 하나 산다. ③식사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때운다 ④식후에는 노래방에 들러보자. 저렴한 노래방에 가면 1천2백원으로 여섯 곡(1인당 세 곡)은 부를 수 있다. ⑤어스름해지면 연인을 위해 작은 선물을 하나 산다. 장미 한송이, 휴대전화 줄, 열쇠고리…. 뭐라도 좋다. 2천원 한도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⑥이쯤 놀고 나면 100원짜리와 10원짜리 한두 개가 남았을 터. 낭만적인 추억도 남길 겸 그녀에게 10원짜리를 몽땅 주어 분수대에 던지고 소원을 빌게 한다. ⑦마지막으로 헤어질 때 그녀에게 100원을 선물한다. 집에 도착하면 집 근처 공중전화에서 전화하라고. 집앞까지 데려다주지 않아도 이처럼 세심한 배려에 그녀는 감동한다.
-> 비빔밥 맛있게 먹는 법

진수성찬을 100%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50%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관건은 먹는 방법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고 명절 끝 남은 음식을 해치우는 데도 제격인 비빔밥은 무엇보다 재료를 잘 비비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coolvandam’이 제안하는 대로 숟가락보다 젓가락을 이용해 보자. 놀랄 만큼 밥이 잘 비벼진다. 숟가락을 쓸 때처럼 밥알이나 야채가 으깨질 위험도 없고, 양념장도 밥 속으로 속속 잘 스며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카레는 밥 위에 한꺼번에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조금씩 덜어 먹는 것이 좋다. 카레의 독특한 맛과 향이 살아난다.

찬바람이 불면서 입맛을 끌어당기는 생선회도 제대로 먹는 방법이 있다. ‘kwslovejms’는 이렇게 권한다. ①회를 상추·깻잎·된장·마늘 등과 함께 싸 먹으면 좋지 않다. 혀의 미각을 둔하게 만들어 회의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②흰살 생선회는 붉은살 생선회보다 먼저 먹는다. ③일반적인 생선회는 고추냉이 소스(일명 와사비), 기름기가 많은 전어 종류는 된장에 찍어 먹는다. 굴·오징어 등 패류와 연체류는 초장을 곁들인다. ④흐리거나 비 오는 날 회를 먹으면 안된다는 속설에는 근거가 없다. ⑤레몬즙은 가능한 한 뿌리지 않는다. 본래 레몬즙은 선도가 떨어지는 생선에서 암모니아 등 잡냄새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뿌리기 시작한 것이다.

또 한가지, 음식 맛을 제대로 내려면 음식을 잘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터넷 리빙센스’가 소개하는 생활 상식에 따르면, 맥주는 냉장고 안쪽에 깊숙이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자주 여닫게 되는 문 쪽에 맥주를 넣어두면 탄산가스가 분리되어 맥주의 참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제사 음식용으로 많이 구입하는 달걀은 냉장고에 보관할 때 하나하나 닦아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달걀 껍질에 묻어 있던 오염 물질이 냉장고에 묻어 문을 여닫을 때마다 잡균이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때 물로 닦는 것은 피한다. 물을 묻히면 껍질의 기공을 통해 달걀 내부로 잡균이 침투할 수 있다.

-> 미움받는 상사가 되는 법

요즘 직장인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지식 검색 항목이다. 내가 혹시 이런 유형의 상사는 아닌지 점검해 보자. 지금이라도 사랑받는 상사, 존경받는 상사가 되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다음과 반대로만 행동하면 된다.

①중요한 일이 있으면 절대 부하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한다. 왜냐하면 혼자 공을 차지해야 하니까. ②직원들 회식비로 팀장급에게 지급되는 경비는 반드시 독식한다. ③부서 회의 때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큰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 간부 회의 때는 늘 겸손하게 가만히 있는다. ④혼자 일을 벌여놓고 어느 날 갑자기 부하에게 일을 마무리하라고 통보한다. ⑤부하 직원 휴가 가기 전날 ‘내일 아침 10시까지 회사로 와줄 수 없냐’고 묻는다. ⑥회사 내에서 자기 팀과 팀원이 챙겨야 할 최소한의 권리도 겸손하게 다른 팀에 넘긴다. ⑦‘사람은 좋은데…’라는 소리를 주변에서 종종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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