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 대결’ 먹구름 덮인 타이완 해협
  • 베이징·이기현 통신원 ()
  • 승인 2004.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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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규모 군사 훈련…타이완도 ‘상륙 작전’ 맞불
중국이 최근 대규모 군사 훈련을 진행하면서 타이완 해협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월2일 홍콩 언론들은 중국이 이미 준전시 체제에 해당하는 국방 동원 시스템을 가동해 중국 남부 지역에 군 장비를 집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처는 군사 동원뿐 아니라 민간인의 무장 동원과 경제 동원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 타이완 무력 위협의 수위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타이완 독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전쟁 시나리오까지 언론에 속속 흘리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타이완은 천 총통이 지난해 말부터 2006년 신헌법 제정 등 독립 일정을 밝힘에 따라 양안 전쟁 발발을 상정하고, 군비 증강과 전쟁 시나리오를 준비했다고 한다. ‘독전갈 계획’으로 불리는 타이완의 중국 공격 시나리오는 대륙의 인구 밀집 도시와 싼샤 댐 같은 주요 기간 산업을 선제 공격해 중국의 반격 능력을 마비시키는 것이 주내용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전자기장 폭탄으로 타이완군의 주요 전자 설비를 마비시킨 뒤 48시간 안에 타이완을 기습 점령할 시나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군사 훈련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푸젠(福建)성 둥산다오(東山島) 일대에서 인민해방군 합동훈련이 벌어졌다. 이 훈련은, 타이완을 담당하는 난징(南京) 군구 외에도 광둥(廣東)·지난(濟南)·베이징(北京) 군구가 함께 참가해 10만여 명의 병력이 동원된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지난 8월1일 건군 77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중국은 타이완의 독립 기도를 철저히 분쇄하겠다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념식장에 참가한 차오강촨(曺剛川) 중국 국방부장이 인민해방군은 타이완의 어떠한 분리 독립 기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가 하면, 7월30일에는 홍콩 주둔 해방군이 대규모 육·해·공군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기도 했다. 소식통들은 이러한 행보가 ‘하나의 중국’을 위협하는 홍콩과 타이완 독립 세력들에게 중국의 국방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론 타이완 쪽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타이완군은 지난달 최대의 합동 상륙 작전을 펼친 데 이어, 대륙에서 불과 16km 떨어진 둥인다오(東引島)에 신형 미사일을 전진 배치했다. 7월29일에는 천수이볜 총통이 직접 군사 훈련에 참가한 잠수함에 동승해 장병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해군 7함대가 서태평양 해역에서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7월20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미국이 키티호크 등 항공모함 7척 등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미국 국방부가 이번 훈련에서 특별히 타이완 해협의 긴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달랐다. 항공모함을 타이완 해역에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는 등 상당한 군사적 고려를 하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 정찰기가 타이완 해협 상공에서 인민해방군 훈련 장면을 정찰하다가 중국 전투기의 요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실 미국은 줄곧 중국의 신경을 건드려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의 지도자들은 중국 통일의 최대 방해꾼으로 미국을 공공연히 지목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물심양면으로 타이완을 지원하면서 비공식적 접촉을 계속 유지해 왔다. 1979년 중국과 미국 사이에 합의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이 타이완과 단교하고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를 서서히 감축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타이완 관계법이라는 국내법을 제정하고, 타이완을 외부 공격에서 지킬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긴밀한 비공식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법안을 최근 미국 의회가 다시 승인하면서 중·미 마찰이 증가하기도 했다. 타이완 관계법은 타이완에 대한 안전 보장 조항을 담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병력을 투입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무기 판매이다. 타이완은 이미 지난 6월 방위력 증강을 위해 무려 1백80억 달러 이르는 특별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이 예산으로 미제 패트리어트 미사일 3백88기, 잠수함 8척, 장거리 대잠수함 초계기 등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줄곧 미국에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후진타오를 비롯한 현 지도부뿐만 아니라 장쩌민 전 주석까지 미국의 대 타이완 무기 판매를 강력하게 비난해왔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지난 달 미국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 보좌관이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미국의 타이완 정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부시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첨단무기를 타이완에 팔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은 계속 타이완에 무기를 판매할 생각이다. 지난달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은 방어용으로 적절한 군사 무기를 타이완 관계법에 의거하여 판매해 왔으며 이같은 정책은 앞으로도 계속 준수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2006년 이후 소규모 국지전 벌어질 수도

타이완 해협을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이 증가하고 있지만, 전쟁이 쉽게 나지는 않을 듯하다. 전문가들은 타이완 해협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한다. 그 주요한 이유로는 중국이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쟁을 벌이기는 힘들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타이완의 배후에 미국이라는 힘겨운 적이 존재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그동안 이룩해온 경제 성장의 성과를 전쟁으로 날리고 싶지 않은 것도 중국의 속내이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군사 전문가 데이비드 샴바우 교수는 천수이볜 타이완 총통이 2006년 개헌을 하겠다는 독립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고, 중국의 군사력이 점차 타이완을 능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최소한 공군력과 해군력이 우위를 점하게 되는 2006년 이후에는 소규모 혹은 국지적인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한 바 있다. 어떤 형태로든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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