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이만익 개인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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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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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어쩔 수 없는 우리를 그리고 싶다"
이만익 개인전

화가 이만익씨의 작품은 눈에 익다. 그것은 화가가 스물다섯 차례나 개인전을 열고 국내외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유명 화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작품은 그것을 처음 대하는 이들도 쉽게 다가가게 하는 힘, 곧 한국 사람들에게 ‘원초적인 친밀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평자들은 그것에 대해 ‘한국인의 정서를 담고 있다’고 말하지만, 작가의 말은 더 진솔하다. “나는 그림 속에 우리를, 어쩔 수 없는 인간을 담아보고 싶은 것이다.”

11월24일~12월17일 작가는 스물여섯번째 개인전(가나아트센터·02-3216-1020)을 연다. 5년 만이다. 그 5년 동안 작가의 작품은 변했고, 또 변하지 않았다. ‘우리’를 강렬하면서도 굵고 선명한 색상으로 드러내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단청을 연상케 하는 빨강 파랑 보라 노랑 연두 같은 강한 색상은 단순하고 명쾌한 구도와 잘 어우러져 ‘이만익 세계’를 만들고 있다.
변한 것은 그림의 소재가 좀더 폭넓어졌다는 점이다. 우리 민족의 신화·전설·시·민요 등에서 길어올린 풍부한 소재를 특유의 언어로 풀어내온 작가는, 인간의 기원과 믿음을 드러내는 신비하고 영적인 세계로까지 관심 영역을 넓혀 나갔다. <석굴암 본존도> <관음도> <탑> <산사> 등이 그가 구현한 또 다른 ‘한국 정서의 원류’들이다.

성우제 기자
'아름다운 밴드 …' 록 페스티벌

지난 1997년 록클럽에서 연주하던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이 모여 결성한 ‘아름다운 밴드 연합’(의장 김 현)이 올 한 해 활동을 점검·정리하는 송년 록 페스티벌을 연다. 11월23일~12월3일 서울 대학로 오픈시어터(문의 02-364-8031)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서는 한국 록음악의 중흥을 꿈꾸어온 14개 밴드가 ‘지하에서 갈고 닦은’ 연주를 들려준다. 프리다칼로·원·포크모던락밴드 등이 참여해 모던록·펑크·메탈 등 다양한 록음악을 연주한다.
이 현 전

이탈리아 국립 로마 미술대학에서 공부한 이 현씨는 지중해의 풍경과 독특한 빛을 소재로 작업해온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구도와 색채를 특징으로 하고 있지만, 그 단순함이 오히려 풍부하고 정겨운 내용을 일구어 낸다.

11월25일~12월3일 예술의전당 미술관 제4전시실(02-580-1644)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씨의 열 번째 개인전. 지난 4월 로마 주재 한국대사관이 초청한 ‘이례적인 전시회’를 로마에서 열기도 했던 이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빛으로 충만한 지중해 풍경과 쓸쓸한 겨울 풍경을 선보인다.

이철수 판화전

목판에 선과 명상의 세계를 파온 판화가 이철수씨가 5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11월22일~12월16일 학고재(02-739-4937). 민중 미술로 출발해 세월이 흐를수록 가파르게 변화해온 작가의 판화 세계는 ‘이철수식 선화’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이번 전시에는 시·서·화가 한데 어우러지는 문인화 형식을 도입한 그의 독특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포르노그래픽 어페어

사랑의 감정에서 섹스로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에 따른 섹스가 사랑을 낳는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작품. 1999년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으로 나탈리 베이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인다. 머리 속으로만 그려오던 성적 판타지를 경험하기 위해 포르노 잡지에 광고를 낸 여자는 광고에 응답해온 한 남자에게 호감을 갖는다. 오로지 섹스를 위해 만난 두 사람 사이에 의외의 긴장감이 생겨난다. 어느새 감정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벨기에 출신 감독인 프레데릭 폰테인이 연출했다. 12월2일 개봉. 문의 747-7782
시유어겐(時遊again)

삼선교에 있는 포장마차 ‘삼선녀네집’을 배경으로 전직 판사인 주인 현민과 그 곳 손님들의 사연을 교차해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도시 삶의 풍속도를 완성한다. 11월16일∼12월31일 대학로 리듬공간 소극장. 평일 7시30분, 금 토 일 공휴일 4시30분 7시30분(월 쉼). 연출 홍석환, 출연 이태영 최윤영 김준석 정주의 이승희. 문의 02-3675-5159

민담 소재 흥겨운 무대

흉가에 볕들어가

원한으로 뭉친 집 귀신을 소재로 한 민담에서 상상력을 퍼올린 무대다. 질펀한 사설과 해학이 돋보인다. 파를 지고 다니는 실성한 남자 신갑문은, 어느날 30년 전 흉가가 된 남부자 집으로 흘러 들어간다. 자살하려는 그 앞에 남부자가 귀신이 되어 나타나 구원을 청한다.
11월23∼24일 오후 7시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선보인다. 전주시립극단 제51회 정기 공연. 연출 정경선, 출연 정진권 조민철 이덕형 정경림 안세형. 문의 063-275-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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