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사진 작품 값, 회화에 '버금'
  • 박성준 기자 (snype00@e-sisa.co.kr)
  • 승인 2001.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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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구·구본창 씨 등이 최고…해외에는 '억대'도 수두룩


미술 시장에서 거래되는 사진 작품 값은 회화 작품과 비교할 때 얼마나 차이가 날까.


지난 6월28일 서울경매에서 열린 사진 경매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져 왔거나 아예 베일에 싸여 있던 유명 사진가의 작품 가격을 일부나마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날 경매에서 가장 주목된 국내 작가는 최근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구본창씨. 사진 면을 실로 꿰매는 등 실험성 강한 작업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 〈태초에〉는 비록 시장 추정가(3백만∼4백만 원)를 조금 밑도는 2백50만원에 팔렸지만, 국내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해 높은 인기를 반영했다. 이번 경매 행사를 통해서는 아니지만 그의 또 다른 작품 〈시간의 초상〉은 지난해 1백50만원에 매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추정가로 볼 때 작품 가격이 가장 높게 형성된 작가들로는 강운구·배병우·오형근·육명심·이정진·주명덕 씨가 꼽힌다. 이들의 작품은, 크기·제작 연도·제작 공정에 따라 차이가 있어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지만, 경매장에 나온 작품은 최소 100만원에서 최고 3백50만원에 이르는 시장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천만원 대를 넘어가는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해외의 경우 억대가 넘어가는 작품도 수두룩하다. 소더비나 크리스티 등 세계 경매 시장에서 거래되는 몇몇 거장의 작품 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풍경 사진으로 유명한 미국 출신 사진 작가 앤셀 애덤스의 〈월출〉(1941년 작)은 현재 크리스티 등 경매장에서 1만3천 달러, 우리 돈으로 1천5백만원이 넘는 값에 거래되고 있다. '근대 사진의 아버지'로 통하는 앨프리드 스티글리츠의 작품 〈조지아 오키프〉(1933년 작)는 소더비 경매에서 최근 39만8천여 달러(약 5억원)에 팔렸다.


이 밖에도 헝가리 사진가 안드레 케르테츠, 미국 현대 사진의 개척자 로버트 프랭크와 신디 셔먼의 작품이 억대를 호가한다.


국내 사진작가들은 아직 외국 사진 시장에서 국제적인 대가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정진·배병우·구본창·민병헌·최민식 씨 등은 해외 시장에 진출해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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