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아빠, 신나는 아저씨”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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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좋은 아빠> 발행인 겸 편집인 최진섭씨



"좋은 아빠 밑에서 자라셨나요?”
인터뷰를 시작하려는 기자에게 계간 <좋은 아빠> 발행인 겸 편집인 최진섭씨(41)가 불쑥 묻는다. “좋은 아빠냐 나쁜 아빠냐가 아이의 삶을 갈라놓는다”는 최씨의 지론이다.


4년 전까지만 해도 최씨는 월간 <말>의 기자였다. 그가 기자 직을 접고 <좋은 엄마>라는 월간지를 창간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국가보안법을 위반해 옥살이까지 한 진보적 월간지 기자가 육아 전문지 발행인으로 변신하다? 분명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결심은 확고했다. “육아 정보를 다루는 잡지는 많아도 아이 키우는 데 필요한 가치관을 다루는 잡지는 없다.”


<좋은 엄마>를 창간한 지 2년 만에 <좋은 아빠>를 새로 내놓자 주변에서는 또다시 말이 많았다. 누가 책까지 읽어가며 좋은 아빠가 되려 하겠느냐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당분간은 고전을 면치 못할지라도 그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믿는다.


일단은 주5일 근무제 확산이 관건이다. 쉬는 날이 부쩍 늘어난 아빠들은 아이와 어떻게 놀아 주어야 할지를 몰라 절절 매고 있다. <좋은 아빠>는 이들을 위해 주말 농장·테마 여행 따위 아이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창간호에는 ‘도전 DIY’(Do It Yourself, 손수 만들기) 특집이 실려 있다.


육아에 대한 가치·통념을 바꾸는 것도 <좋은 아빠>의 몫이다. 요리가 고상한 문화 취미로 대접받게 되면서 요리 잘하는 남자의 주가가 올라갔듯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만 바뀐다면 ‘아이 잘 보는 아빠=최첨단 아빠’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최씨는 조만간 ‘아저씨 문화’도 건드리고 싶어한다. 뻔뻔하고 능글맞은 아저씨들. 그러나 집에 돌아가면 이들도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빠이다. 이들에게도 세상을 ‘품위있게’ 즐길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최씨는 ‘즐거운 아빠, 신나는 아저씨’를 <좋은 아빠> 창간 모토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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