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대화]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펴낸 윤용이
  • 吳允鉉 기자 ()
  • 승인 1996.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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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 도자기>펴낸 윤용이 교수/도자기의 역사ㆍ감상법 소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단연 도자기이다. 유물 10만여 점 중 무려 40%나 된다. 그렇지만 도자기 앞에 머무르는 관람객은 많지 않다. 윤용이 교수(원광대 박물관장·한국미술사)는 그 까닭을 도자기의 형태와 문양과 색채에 관한 지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윤교수가 펴낸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학고재)는 도자기에 대한 일반인의 ‘무관심’과 ‘무지’를 일깨우는 안내서이다. 안내서는 도기와 자기의 뜻풀이부터 조선시대 막사발이 일본의 국보가 된 사연까지 소개하고 있다. 윤교수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청자에는 왜 주로 학과 구름을 새겼을까.’ ‘조선 시대 들어 왜 투박한 분청자가 등장한 것일까.’ 그는 그 해답을 도자기가 만들어진 시대의 역사적 분위기에서 찾는다. 윤교수는 도자기가 다른 유물과 달리 당대 사람들의 삶과 꿈과 미학을 담고 있다면서, 역사를 깊이 알면 도자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의 백미는 깔끔한 청자의 겉면처럼 매끄러운 한국 도자기에 대한 설명이다. 윤교수는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 1백92장을 제시하며 국보급 도자기가 품고 있는 특징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잘못된 도자기 역사에 대한 새 해석도 눈길을 끈다. 그에 따르면 고려 청자는 순수한 고려 장인들의 솜씨가 아니고, 중국의 기술을 수입해 응용 발전시킨 것이다. 청자의 기원도 11∼12세기가 아닌 10세기 후반이다.

윤교수가 도자기를 처음 만난 것은 70년대 초였다. 대학 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에서 일하면서 도자기를 진열하고 먼지를 닦다가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만났다. 이후 그는 우리 도자기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 가마(터) 1천2백여 개와 일본의 가마터·박물관을 거의 ‘맨발’로 답사했다. 그 가시밭길을 통해 그가 발견한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은 ‘꾸밈 없는 소박함’이었다. 그는 지금까지도 “전체적으로 대범하면서 구수한 멋과, 사람의 체취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자연적 아름다움을 한국 도자기에서 읽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도자기에는 ‘슬픔’도 깃들어 있다. 화려한 기술을 잃고 대신 ‘일본색’을 띠고 있는 것이다. 윤교수는 일본색을 제거하기 위해 먼저 일본인들이 썼던 말 토기를 ‘도기’로 사기를 ‘자기’로 또 자기(磁器)를 자기(瓷器)로 문양(文樣)을 문양(紋樣)으로 고쳐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구매 능력이 뛰어난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제작되고 있는 현재의 도자기 디자인과 문양도 하루빨리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윤교수는 강조했다. 도자기에 관한 심포지엄을 자주 열고, 도자기를 바로 보고 평가할 줄 아는 ‘도자기 평론가’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대학의 도예과 학생들도 예술 도자기만 만들 것이 아니라 장인들과 손잡고 새로운 문양·디자인·유색을 발굴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책을 펴냈지만 그는 또다시 도자 연구에 돌입했다. 문양 가운데 아직 정확한 뜻을 모르는 것이 많이 남아 있고, 청자의 비취색이 어떤 나무의 재에서 나오는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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