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놀기 - ‘콘택 600’ 입자 수 세고 또 세고…
  • 차형석 기자 ()
  • 승인 2003.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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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 600’ 입자 수 세고 또 세고…
스노우캣과 이정수. 이 둘은 ‘혼자 놀기’ 문화의 아이콘이다. 스노우캣(www.snowcat.co.kr)에 접속하면 혼자 놀기 유형 테스트를 할 수 있다. ‘귀차니즘’과 혼자 놀기는 이 사이트가 전염시킨 대표적인 네티즌의 문화 코드이다. 오죽하면 이 홈페이지의 콘텐츠를 묶은 책 제목이 <스노우캣의 혼자 놀기>일까.

개그맨 이정수는 매주 일요일 밤 <개그 콘서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혼자 놀기를 전파한다. 숫자를 읊조리며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도 그에게는 혼자 놀기이다. 일명 건전지 놀이.

디지털 카메라 사이트는 네티즌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혼자 놀기를 하는지 비주얼하게 보여준다. 조리퐁 내용물 세기 놀이부터 시작해 ‘콘택 600’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 개수 세기 놀이까지. 집념과 끈기의 혼자 놀기 방법들이 올라와 있다. 콘택 600의 입자를 세어서 노란색이 1백96개, 하얀색이 3백68개, 빨간색이 1백70개로 총 입자 수가 7백34개임을 실증한 네티즌 홍정석씨(30)는 “그저 재미 삼아 2시간 넘게 입자의 수를 셌다”라고 말했다. 혼자 놀기는 생활 곳곳에서 할 수 있다. 종일 혼자 집에서 죽은 듯이 누워 있는 것을 네티즌은 ‘시체놀이’라고 부른다. 금 안 밟고 길 걷기, 천장의 벽지 무늬 세기 등등. ‘따로 또 같이’ 연결된 네티즌은 외롭지만 즐겁고, 재미있지만 쓸쓸하다.

혼자 놀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네티즌의 고독과 재치를 우회적으로 나타낸다면, 빅 브라더는 정보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한다. 52개 시민단체는 개인 정보 침해를 경고하기 위해 6월 23일부터 28일까지를 빅 브라더 주간으로 선포했다. 빅 브라더는 100년 전에 사망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타난 거대 감시 체제이다.

혼자 놀기의 진수는 무어니 무어니 해도 게임이다. 간단한 플래시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게임은 ‘졸라맨 똥 피하기’ 게임. 이 게임을 검색할 때 조심할 것은 발 빠른 사이버-포르노 업자들이 이 게임 이름으로 홈페이지를 연결해 놓았다는 점이다. 클릭하면 포르노 사이트가 줄줄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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