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닦기 - 돈 되는 아르바이트? 알고 보니 헛소문
  • 차형석 기자 ()
  • 승인 2003.07.22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혹시나 해서 급상승 검색어 검색 횟수를 선정해서 보내주는 엠파스 담당자에게 확인 전화를 걸었다. “진짜로 이렇게 검색을 많이 하는가?” “맞다. 검색해보면 20만원 이상 돈을 준다는 게시물도 있다.” 놀라지 마시라. 이번주 급상승 검색어 3위는, 돈이 궁한 친구들끼리 서로 권하기는 했지만 한 번도 경험자를 만나지는 못했던, 소문만 무성했던 고액 아르바이트 ‘시체 닦기’이다.

‘시체 닦기’를 검색하면, 시체 닦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는 네티즌들의 ‘열화와 같은’ 구직 게시물을 쉽게 볼 수 있다. ‘맨정신에 일을 못한다면서 소주 한 병씩 먼저 주는 병원도 있다더라’는 ‘카더라 통신’에서부터 인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과학적 설명’을 곁들인 ‘노하우 통신’까지 소문은 무성했다.

그럼 실제는? 몇 군데 장례식장에 확인해본 결과, 인터넷에 떠도는 ‘시체 닦기’는 여전히 뜬소문일 가능성이 높았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종합병원에는 염을 전담하는 상례사가 따로 있다. 왜 그런지 요즘 남녀를 가리지 않고 시체 닦기 아르바이트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러나 적어도 종합병원에 시체 닦기 아르바이트는 없다”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장례식장에서 근무하는 상례사는 “염습 자체가 아르바이트생이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도 1년 가까이 잔심부름해 가며 배운다. 유족들 앞에서 초짜가 와서 실수라도 하면 어쩌려고 아르바이트 학생을 쓰겠는가”라고 말했다.

불경기는 불경기인가 보다. 근거도 없이 시체 닦기가 여전히 구전처럼 인터넷을 떠도니 말이다. 그에 비해서 ‘반품’ 검색어는 훨씬 현실적이다. 쇼핑몰과 홈쇼핑에 반품을 판매하는 코너가 등장했고, 이월 상품과 반품 상품을 전문으로 파는 반품 전문 쇼핑몰도 생겨났다. 시중가의 반 이하로 물건을 살 수 있다. 곰플레이어도 불경기 덕을 본 검색어이다. 내려받는 동영상을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이다. 불황 탓인지 공짜로 볼 수 있는 동영상이 최고 대접을 받고 있다.


7월 셋째 주 급상승 키워드 10

1. 반품
2. 변정수
3. 시체닦기
4. 터미네이터3
5. 모기퇴치
6. 피스컵
7. 민주노총
8. 곰플레이어
9. 미국대사관
10. 굿모닝시티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