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1백30억' 돈다발 높이
  • 정희상 기자 ()
  • 승인 200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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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구속한 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의 영장에 기재된 내용을 보면, 지난 대선 때 최돈웅 재정위원장실은 한마디로 금은보화가 가득한 ‘`도적의 소굴’을 연상시킨다. SK 비자금 100억원이 든 쇼핑백 20개를 1.2m 높이로 차곡차곡 쌓아두었고, 높이가 30cm 가량인 라면 상자와 A4용지 박스에 다른 현금을 넣어 각각 4단 높이로 쌓아놓았다는 것이다. 또 별도 캐비닛과 4단 파일 캐비닛에는 따로 10000원권 현금 다발을 넣어두었다. 돈다발이 보관된 공간의 크기는 가로 3m, 세로 5m, 높이 1.2m로 전체 부피는 약18㎥. 하나에 2억원이 들어가는 라면 상자가 3백60개는 들어갈 공간이니 최대 7백20억원까지 보관이 가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그 공간에 최돈웅 의원이 SK에서 불법으로 받은 100억원 외에는 30억원 정도의 합법 당비만이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시인하는 현금 1백30억원만 따져도 10000원권 지폐 1백30만장에 달한다.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감을 잡기 어려운 이 돈은, 펼쳐놓으면 축구장 3개를 덮고도 10억원이 남을 만큼 큰 액수다. 가로로 늘어놓은 길이는 209.3km, 돈다발 높이는 195m에 달한다. 그러나 검찰은 당사 사금고에 1백30억원보다 훨씬 더 많은 다른 불법 대선 자금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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