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이익이 생명의 존엄성 앞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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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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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렌츠 해에서 침몰한 러시 핵잠수함 쿠르스크 호 승무원 1백18명이 전원 사망했다는 소식은 먼 나라에 살고 있는 나에게도 큰 슬픔을 주었다. 그들의 조국인 러시아가 국가의 자존심을 내세워 외국의 지원을 거부하고 침몰한 사실마저 이틀이나 은폐한 일은 정말 충격적이다. 국가의 이익도 좋지만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그 어떠한 이익도 생명의 존엄성을 앞설 수 없음을 국가 지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윤미정 (printemp@dreamwiz.com)


집권당의 이산가족 행사 참가는 당연

제566호 <시사저널> 인터뷰에 북한 오영재 시인의 동생인 오형재 교수가, 민주당 정치인들이 이산가족 상봉 만찬장에 들른 것을 두고 핀잔하듯이 말한 내용이 있었다. 그것이 설령 오교수의 생각대로 생색 내기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집권당으로서는 당연히 이산가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특히 북쪽에 보여 주어야 할 당위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만약 그만한 요식 행위라도 하지 않으면, 집권당이 이산가족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보수 세력의 성토가 분명히 뒤따랐을 것이다.

이정환 (전남 순천시 남정동)


박근혜 부총재의 정치 철학이 궁금하다

제566호 커버 스토리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기사를 읽고 난 뒤 박부총재에 대해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과연 박부총재가 추구하는 이념과 정책은 무엇인가? 그녀가 이념과 정책으로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었다기보다 ‘박정희 향수’에 기대어 금배지를 달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안되었다고는 하지만, 이제 그녀는 자신의 정치 철학을 밝힐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박정희기념관에 박대통령의 공과를 모두 담자는 데 반대했다. 박대통령은 공적만큼 과오 또한 적지 않다. 그런데도 공적만 담자는 말인가. 박부총재는 정치에 입문한 뒤 아직까지 아버지의 과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8월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이 실행되어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로부터 보상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유신 독재에 항거하다 희생된 가족들에게 박부총재는 여전히 아버지의 업적만 이야기할 것인가.

남동오 (서울시 동작구 사당3동)


‘서울로 올라간다’가 맞는 말

제566호 시사 안테나에 실린 비전향 장기수 김동기씨 기사를 읽으면서 낱말 하나가 거슬려 이 글을 쓴다. “…그는 사회주의 공작원으로 내려왔다가…”에서 ‘내려오다’라는 말이 그것이다. ‘올라간다’ ‘내려간다’ 할 때, 서울로 향하면 올라가고 서울에서 멀어지면 내려간다고 한다. 서울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서울을 기점으로 하여 남쪽으로 가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북쪽으로 향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의 기준은 서울이 되어야 옳다. 이런 표현은 옛날 임금이 있는 곳으로 향할 때 올라가고[上京], 낙향하는 것을 내려간다고 한다. 이때 고향이 영남·호남일 경우뿐 아니라 해주·강릉·평양일 경우에도 낙향이라고 쓴다. 삼천리 전국 어디서나 서울로 향할 때는 ‘서울로 올라간다’고 쓰는 것이 옳다.

조승환 (대전시 중구 대사동)


무역, 지나친 보호는 약이 아니라 독

덤핑이란 단어에서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는 ‘헐값으로 물건을 떠넘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567호 경제면 ‘오른뺨 맞고 왼뺨도 맞는 무역 한국’ 기사를 읽고 나서는, 덤핑에 대한 그동안의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특히 ‘로비 중독증’에 걸려 경쟁력을 잃어가는 미국 철강업계의 이야기는, ‘지나친 보호는 약이 아니라 독’이라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국내 기업들도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김종국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삼권 분립 정신 엄정하게 지켜야

한 나라의 민주주의가 성공할지 여부는 삼권분립을 보면 알 수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사법·입법·행정권의 분립에는, 대의를 중시하고 권력의 집중을 막고자 하는 취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아직도 말로만 삼권분립을 주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얼마 전 8·15 특별 사면을 두고 대통령의 사면권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유는 사법 정의 구현을 대통령의 사면권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 최근에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3기 헌재 재판관 임용을 앞두고 헌법재판소가 제구실을 못한다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헌법에 기초하여 법률과 행정을 심판하는 헌법재판소의 위상과 역할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2기 헌재가 권력에 흔들리는 나약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3기 헌재는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키면서 국민 기본권 보장을 소신껏 구현해주기 바란다. 아울러 곧 열릴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는 헌법재판관에 대한 자질 검증을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다.

김시영 (서울 마포구 공덕1동)


‘생태계 파괴’ 교훈 일러준 아랄 해의 비극

제567호 특별 취재 ‘사막이 되어버린 황금 어장’ 기사를 잘 읽었다. 죽음의 바다 아랄 해의 처참한 모습을 심도 있게 전해준 기사라고 생각한다. 기사를 통해 인간이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얼마나 많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반도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도 개발에 좀더 신중해야 할 것이다. 죽음의 땅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동포들의 이야기를 읽자니 가슴이 아팠다.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경구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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