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측정 방법·대상 모두 잘못되었다”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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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구석기 유적 발견’에 이의 제기한 손영관 교수
지난 2월6일, 문화재청은 한국교원대 김정률 교수팀이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등지에서 5만년 전(구석기시대) 인간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만약 이 발표가 사실이라면 엄청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아직 아시아에서 구석기시대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예가 없고(세계에서는 일곱 번째), 인류의 이동 경로를 밝히는 중요 자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에 이 발표는 ‘과장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받게 되었다. 한 전문가가 화석이 발견된 지층이 ‘5만년 전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약 4천년 전에 형성된 지층’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깜짝 주장’을 한 손영관 교수(40·경상대 지구환경과학과)와 통화했다.

4천년 전 지층’이라는 근거가 있는가?

2000년에 그 일대 하모리 지층에서 조개 화석을 채취해 탄소동위원소 측정법으로 연대 측정을 한 결과, 3천9백년 전(±100년)과 4천90년 전(±90년) 지층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문화재청의 발표가 성급했다는 것인가?

그렇다고 본다. 우선 연대 측정을 발자국이 발견된 지역의 암석을 대상으로 조사하지 않고, 인근 송학산 용암을 대상으로 측정했다고 들었다. 게다가 몇만 년 전 암석을 측정하는 데 잘 쓰지 않는 칼륨-아르곤법으로 연대를 측정해서 편차가 ±2만5천 년이나 된다.

재조사가 필요한 것 같다.

물론이다. 발자국이 발견된 지역의 암석을 다른 방식으로 연대를 측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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