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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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7.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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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주둔군지위협정에 관한 기사와 그에 대한 이효선님의 의견을 읽고, 일단 거기에 공감하지만, 한 가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민족주의적 관점을 가지기 쉽기 때문에 협정이 당장 개정되어야 할 듯이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러기에는 문제가 있다. 첫째, 당장 미군 범죄자의 수사권이 우리에게 넘어올 경우 우리가 수사할 역량을 갖추고 있나 하는 점이다. 미군 용의자를 앉혀 놓고 단순한 의사 소통 아닌 본격 취조를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수사관이 일선 경찰에 배치되어야 하며, 덧붙여 미국이나 미군의 문화·법률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 이런 준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본다. 둘째, 한국 사법 제도나 수사 관행의 문제이다. 아무리 파렴치한 죄를 지었어도 용의자는 어쨌든 미국 시민이므로, 미국 정부는 비민주적이거나 인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나라의 사법 당국에 자국 시민을 넘기는 일을 달가워할 리 없다. 법학적으로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모든 피의자는 무죄인데, 한국에서는 그런 권리가 무시된 채 수사가 진행되어 온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었다지만 아직 일본이나 유럽 나라들만큼 피의자 권리가 보호되고 있지는 않다. 우리가 그들만큼 되지 않는데 그들 만한 권리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본다. 미군 당국의 무책임을 탓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우리 문제점을 돌아보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세연 (나우누리 follower)

한자·원어 밝히는 친절함을

<시사저널>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그런데 우리말 사랑도 좋지만, 너무 한글만을 쓰다 보니 불편하고 거북하게 느낄 때가 있다. 독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괄호 속에 한자나 외국어 원어를 지금보다 좀더 많이 넣어주길 바란다. 적어도 <시사저널> 독자라면 한글에 만족하지 않고 그 뒤에 숨겨진 원어를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한영운 (서울시 도봉구 창2동)

앞 세대 노력 존경하는 신세대 되자

사회 생활을 6년 정도 하다 보니 많은 일을 겪고 느끼고 있어 글을 띄운다. 아직 신세대 축에 낀다고는 하지만, 나날이 커오는 후배들과 일을 하다보면 나도 어쩔 수 없이 ‘쉰세대’로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마음은 참 순수했다. 입사한 회사를 평생 직장 삼아 다니려 했다. 지금은 쓴웃음만 나온다. 물불 가리지 않고 오로지 일만 열심히 해서 오늘날 우리 후배들의 생활이 있도록 해준 세대들이 요즘 위기를 맞고 있어서 가슴이 아프다. 그들이 기울인 노력과 고생을 인정할 수 있는 우리 세대가 되었으면 한다.

박혜정 (경남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독자에게 신뢰 주는 든든한 모습 대견

<시사저널>을 2년 넘게 읽고 있는 애독자이다. 계속 <시사저널>을 택해 온 이유는 책을 만드는 이들의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말미암아 기사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사 속의 어휘 하나를 선택하고 사용하는 데에도 그 정확성을 꼼꼼히 따지는 모습이나, 지나간 기사들을 솔직하게 되돌아 볼 줄 아는 용기, 책임 있는 언론이고자 스스로 다짐하는 든든한 모습이야말로 좋은 기사 만큼이나 독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많은 기사가 마치 소논문처럼 정확한 자료와 탄탄한 논리를 엮어 훌륭하게 완성해 낸 글이라는 느낌으로 기사를 읽고 있다. 그런 성실하고 진지한 기사를 가볍게 읽어 넘길 수는 없다. 또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과, 감정에 휘말리지 않는 기사 쓰기 태도가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노력하는 <시사저널>이기를 기대한다.

안소연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일산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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