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변인 ‘발언 조작’ 의혹 받는 <신강균의…> 신강균 PD
  • 노순동 기자 (soon@sisapress.com)
  • 승인 2004.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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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실수 저질렀다”
문화방송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신강균의 뉴스 서비스 사실은>(사진)이 또 논란에 휩싸였다. 다른 사람과 통화한 내용을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의 답변이라고 방영한 것이다. 지난 4월12일 신강균 PD와 통화했다.

어찌된 영문인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인 것 맞다. 경위는 이렇다. 팀 후배가 정치부 기자에게 전여옥씨 전화번호를 받아 연락을 시도했다. 끝자리가 0855인데, 6855와 연락된 것이다. 게다가 본인 확인 절차를 생략했다. 왜 예의를 차릴 때 ‘저는 누구입니다’라고만 하고 ‘당신 누구 아니냐’는 물음을 생략하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 40초쯤 대화가 오간 뒤 김근태 의원에 대한 성명서가 해묵은 색깔 공세가 아니냐고 물었는데 문제의 답변(“그런 얘기 듣고 싶지 않다”)이 나온 것이다. 통화 후 당사까지 찾아갔으나 만날 수 없었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

잘못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

방영 이튿날(4월10일) 한나라당 김정숙 의원이 연락해 왔다. 전대변인이, 본인이 아니라고 하니 원본을 공개하라는 것이었다. 내부에서는 전대변인 목소리라고 결론을 내렸다. 전대변인측은 통화한 기억도, 기록도 없다고 알려왔다. 이튿날(4월11일) 문화방송 내부 통화 기록 조회 결과 우리 팀이 (전씨의 번호가 아닌) 6855번과 통화한 사실을 알아냈다. 6855와는 그제서야 통화가 되었다. 일반 시민이었다. 그는 ‘문화방송에서 여론조사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답변했다. 비로소 엄청난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곧바로 홍보실을 통해 보도자료를 돌렸다.

전여옥 대변인은 조작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하는데.

분명히 실수한 것이다. 고의는 없었다. 뭣하러 그런 조작을 하겠나. 어쨌든 이번 실수는 뼈아프다. 언론인으로서 실수는 조작보다 더 수치스러운 일이다(문화방송은 4월12일 보도제작국 담당 간부를 징계하고 <뉴스데스크>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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