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시설·장비 없어 지진 예측 전혀 못한다”
  • 오윤현 기자 (nomsisapress.comkr)
  • 승인 200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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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덕모 기상청 지진담당관
지난 5월29일 오후 7시14분 울진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또 한 번 ‘지진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요점은 간단하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발생 횟수가 늘고, 한반도가 주변의 네 지각이 몰리는 힘의 중심에 있어 ‘이 가운데 한쪽 힘이 강해지거나 약해질 경우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독일 포츠담 지구물리연구소 최승찬 선임연구원)라는 주장을 펼친다.

기상청 우덕모 지진담당관에게 최근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각 변동에 대해 물었다.

울진 앞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가장 큰 규모라는데.

1980년 북한 의주에서 리히터 규모 5.3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번 지진은 5.2 규모로 남한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 지각에 이상이 생겼는가?

그런 것은 아니다. 세계에는 20여 개의 판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한국과 인접한 북태평양 판의 이동이 가장 심하다. 그러다 보니 에너지가 쌓이고,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횟수가 점점 늘고 있다.

1978년 이후 모두 6백20건 발생했다. 연평균 횟수는 1990년 이전이 10~20회, 1990년대에는 30회, 2001년에는 40회 발생했다. 이렇게 증가한 것은 관측 장비가 현대화하고 관측소 숫자가 늘어나 미소 지진까지 관측하기 때문이다. 리히터 규모 3.0 이상 되는 지진 발생 건수는 매년 비슷하다.

최승찬 박사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분 나름으로 열심히 연구하고 내린 결론이어서 존중한다. 그러나 공인된 것은 아니다.

한국의 지진 관측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지진 전조를 관측하는 시설이나 장비가 거의 없다. 따라서 전혀 예측을 못하고 있다.

한반도의 지각 변동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한국이 유라시아 판 안에 있어 안전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자신할 수 없다. 유라시아 판 안에 있는 중국에서 큰 지진이 가끔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바다에서 일어났지만, 육지에서도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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