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 벗기 위해 '벽보 투쟁'하는 박강우 전 장은증권 노조위원장
  • 고제규 기자 (unjusa@e-sisa.co.kr)
  • 승인 200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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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곳곳에 민주노총이 제작한 벽보가 나붙었다. 벽보에는 안경을 낀 한 남성이 '이것은 테러다'며 외치고 있다. 이 벽보의 주인공은 박강우 전 장은증권 노조위원장. 1998년 7월 '고객 돈을 빼돌려 명퇴금 1백60억을 챙겼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박씨는 '명퇴 파티'를 주도한 경제 파렴치범으로 몰렸다.




그러나 이 보도는 권언유착이 낳은 '대형 오보'였다. DJ가 장은증권을 금융권의 대표적인 '도덕적 해이' 사례라고 지적한 이후 검찰은 무리하게 박씨를 구속했다. 노사간 단체 협약의 명퇴 조항에 업무상 배임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전직원이 사표를 제출하고, 사측이 먼저 요구한 명퇴 조항을 노조가 수용한 것에 불과했다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무시되었다. 언론은 앞다투어 노조가 경영진을 협박해 명퇴 파티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박씨는 두 달 동안 옥살이를 했다. 박씨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월 장은증권 파산 관재인들은 박씨를 상대로 13억3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냈다. 청구인은 파산 관재인이지만, 실제 소송은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종금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해고와 옥살이에 이어 손해배상 청구까지 당한 박씨는 일가 친척들에게까지 가압류 조처가 내려진 것을 보면서 '테러'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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