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키워드] 수핵탈출증
  • 권은중 기자 (jungk@e-sisa.co.kr)
  • 승인 2001.05.2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리 디스크를 가리키는 의학 용어인 수핵탈출증은 '신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고위층 인사 자제들이 병역 면제 수법으로 애용하면서 일반인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말이 되었다.

디스크는 척추의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젤리 상태인 수핵과 이를 둘러싼 섬유질로 이루어져 있다. 수핵탈출증이란 수핵이 외부 압력이나 노화로 디스크를 둘러싼 섬유질을 뚫고 나오면서 척추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고위층 인사 자제들은 주로 허리를 못쓰는 진짜 환자의 CT 필름을 구한 다음, 병무청 관계자에게 뇌물을 주고 필름을 바꿔치기해 면제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는 군의관과 병무청 관계자는 물론 이를 감시할 군 감찰기관까지 얽혀 있어 뒤탈이 날 리 없었다. 이처럼 방법이 간단하고 안전해 신의 아들들은 너도나도 허리가 아프게 되었다.

이 밖에 고도 근시, 무릎 관절 이상, 정신 질환 따위도 고위층 인사 자제들이 군대 가기에 앞서 유난히 많이 걸린 질환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