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종진 동국제강 회장
  • 이문환 기자 (lazyfair@e-sisa.co.kr)
  • 승인 2001.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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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물' 남기고 하늘로 간 철강맨


철강업계의 '큰 별'이 졌다. 지난 7월5일 오전 11시께 동국제강 김종진 회장이 경남 진해시 앞바다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회장이 탄 헬기는 이륙한 뒤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를 피하려고 무리하게 고도를 낮추어 비행하다가 변을 당했다. 이번 사고로 김회장과 함께 헬기에 탑승했던 임직원 12명 중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철강업계에서 박태준 포항제철 명예회장 다음 가는 거물로 꼽히는 김회장은 1968년 포철에 입사한 것을 시작으로 33년간 철강업계에 몸 담아 온 정통 철강맨.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기술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현장을 부지런히 찾는 솔선수범으로 임직원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이번 헬기 사고 역시 업무 협의차 거제도에 있는 대우조선소를 방문하는 길에 일어났다.


회사 창립 기념일(7월7일)을 이틀 앞두고 최고경영자를 잃은 동국제강은 7월9일 침통한 분위기에서 김회장 영결식을 치렀다. 그러나 그가 사망한 후에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동국제강에 대한 투자 의견을 오히려 한 등급 높였다. 그간 김회장이 추진해 온 재무 구조 개선과 구조 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한 결과다. 동국제강은 고인으로부터 '마지막 선물'을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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