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님은 서울대의 빈 라덴?
  • 고재열 기자 (scoop@e-sisa.co.kr)
  • 승인 2001.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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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상처를 아직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 국민은 요즘 테러 유머를 나누며 충격을 극복하고 있다.


‘Don't bush it!'은 ‘호들갑 좀 떨지 말라'는 의미로 복수에 열을 올리는 부시 대통령을 조롱하는 말이다. 이번 테러의 배후 인물로 지목되는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것을 빗댄 ‘Where have you bin laden?'이라는 표현도 있다. 이 말은 ‘어디서 그렇게 꼭꼭 숨어 지냈니?'라는 의미이다.




테러 유머의 백미는 아프카니스탄의 수도 카불(Kabul)을 Kaboom(폭발음을 뜻하는 의성어)의 최상급, 즉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폭발음'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는 공습이 시작되면 카불이 불바다가 되리라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날카로움이 엿보인다.


국내에서도 테러 유머가 유행이다. 테러 유머의 제물이 된 사람은 서울대학교 이기준 총장. 총학생회는 ‘Student Under Attack'이라는 글에서 그를 ‘서울대의 오사마 빈 라덴'이라고 묘사했다.


총학생회는 이총장이 농활 지원금을 중단한 것, 학생들이 만든 6·15 남북선언 지지 조형물을 철거한 것, 가을 학기 미등록자에게 휴학을 종용한 것, 공과대학 간이 식당을 학생 동의 없이 철거하기로 결정한 것이 바로 테러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라덴이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복구시켜 주지 않는 한 이총장도 자신의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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