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호 전 의원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2.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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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고물 주무르다 이번엔



김봉호 전 의원은 그가 없는 자리에서 흔히 ‘쌀봉호’로 불린다. 젊었을 때부터 지역구인 전남 해남에서 방앗간을 했다는 것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물론 행간에는 다른 뜻도 숨어 있다. 그는 오랫동안 김대중 대통령의 ‘쌀’(정치 자금)을 챙기는 자리에 있었다. 지난해까지 그는 집권 민주당의 후원회장이었다.
돈과 가까운 정치인이 흔히 그렇듯, 그에게는 오래 전부터 돈과 관련한 구설이 여러 번 따라 다녔다. 5선 의원에 현직 국회 부의장이었던 그는 2000년 총선에서 공천 탈락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당시 그를 살린 것 또한 ‘돈’이었다. DJ의 정치 자금 내역을 훤히 알고 있는 몇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통하는 그는, 공천 직전 청와대로 직접 찾아가 담판을 벌였고, 공천을 받아냈다. 하지만 그는 낙선하고 말았다.
오뚝이 같던 그가 이번에는 제대로 걸려든 듯하다. 물론 이번에도 ‘돈’이 문제. 이용호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혐의다. 또한 2억6천만원을 세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합법적인 정치 자금이라고 주장하지만, 한나라당은 그가 비자금 배달부에 불과하다며 몸통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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