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블로그
  • 차형석 기자 (papapipi@sisapress.com)
  • 승인 2004.08.31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선 다한 그들은 아름다운 패자
 
조너선 크로웨에게 올림픽은 승자의 기록이 아니다. 이 캐나다인은 아테네올림픽에서 꼴찌를 기록한 선수들의 활약상을 다룬 꼴찌 블로그(www.mcwetboy.net/dfl )로 화제를 모았다.

그의 최종 집계 결과 개최국 그리스가 꼴찌 기록 13회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전패를 기록한 여자 농구팀, 장대높이뛰기의 김유석 선수, 남자 경보의 박칠성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조너선 크로웨는 “메달을 딴 선수들은 언론의 조명을 받는다. 나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과 같은 ‘사랑스런 꼴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언제부터인가 올림픽은 국력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 한국의 메달리스트들은 그 영광을 ‘대통령과 고국에 계신 동포들에게’ 돌렸다. 천성산 도롱뇽을 살리기 위한 지율 스님의 58일 단식은 1등지상주의와 물신주의에 빠진 한국 사회를 위한 대속이 아닐까. “그들은 최악의 선수도, 꼴찌도 아니다. 단지 가장 나중에 결승선에 들어왔을 뿐이다”라는 조너선 크로웨의 말을 우리가 되새겨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유승민 선수가 탁구에서 우승하면서 네티즌들은 유승민 선수의 스승 김택수 코치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중국 선수와 탁구공을 32회 주고받은 ‘32구 랠리’를 퍼나르고 있다. 네티즌이 열광하는 또 다른 동영상은 을용타. 이을용 선수가 중국 축구 선수의 뒤통수를 때리는 장면인데, 고구려사 파동에 대한 분노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을용타 합성 사진도 인기.

연극도 이런 연극이 없다. 한나라당의 국회의원 극단 ‘여의도’가 만든 정치풍자극 <환생경제>가 ‘불×’과 ‘거시기’ 같은 대사로, 한나라당 대변인 표현대로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네티즌 반응을 보면 정치 풍자극이 ‘정치 자해극’으로 돌변한 듯하다.

여고생 소설가 리얼겨니의 인터넷 소설과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관심을 끌고 있다. 호사가들은 익명 보도로 호기심을 자아내는 연예 기사의 주인공을 때려맞추는 이니셜 놀이에 몰두하고 있다. 스핌은 인터넷 메신저를 타고 들어오는 변형 스팸 메일을 말한다. 스핌은 포르노 사이트 링크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죄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려 논란이 되었다.

8월 넷째 주 급상승 키워드 10
1.환생경제
2.32구 랠리
3.국가보안법
4.불멸의 이순신
5.리얼겨니
6.꼴찌 블로그
7.을용타
8.이니셜 놀이
9.지율스님
10.스핌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