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 성공 투자 비법
  • 박정일 (제일은행 수신상품팀 부팀장) ()
  • 승인 2003.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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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재테크 시장의 최대 화두는 부동산이었다. 저금리로 인해 은행 예금은 물론 주식이나 채권 투자 수익률은 죽을 쑤었지만, 부동산만은 예외였다. 부동산 투자는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을 보장했던 황금알이었다. 그렇다면 2003년의 재테크 기상도는 어떻게 될까? 2003년에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신경 써야 할 변수는 새 대통령 출현이다. 국내외 상황을 점검해 가며, 노무현 시대에 알맞는 재테크 비법을 알아보자.







국내외 경제 전망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신정부 출범 때에는 항상 경제가 어려웠다. 노무현 시대가 열리는 2003년도 예외가 아닐 듯싶다. 경기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라크 전쟁 위험과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침체, 대내적으로는 가계 빚과 집값 상승의 후유증이 심각할 것 같다. 최근 1∼2년 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준 내수마저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어 2003년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가 불확실하다.



그러나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노무현 정부가 강력한 개혁 정책을 펴 기업의 투명성이 강화되리라는 기대가 크고, 정보 기술(IT) 경기와 수출 및 설비 투자 회복이 예상되어 대외의 악조건만 무사히 극복한다면 한국 경제의 앞날은 장밋빛이 될 수도 있다.



부동산 투자



최근 2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거품이 생겼고 서민 대통령이 등장했기 때문에 부동산에 투자해 작년과 같은 재미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낡은 정치 청산’을 외치는 노무현 시대에는 예전과 같이 ‘낡은 부동산 투자법’으로는 큰 돈을 벌 수 없다. 그러나 주식 시장이 아무리 침체해도 오르는 종목은 올라가듯이 부동산에도 종류에 따라 예외가 있다.







이제부터는 역발상 투자다:지금의 농촌은 말이 아니다. 기업으로 말하면 사실상 폐업 상태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이후 정부 지원은 줄어들고, 중국 등 외국의 싼 농산물 유입이 급격히 늘어 가격 경쟁력에서 뒤진 토종 농산물은 점차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농사를 짓지 않는 휴경지는 점점 늘어나고 대도시와 달리 땅값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 그러나 이제 농촌 땅이 눈길을 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다시 말해 노무현 시대에는 오를 대로 오른 대도시 아파트에 대한 투자는 가급적 삼가고, 농촌의 땅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농부의 아들인 그의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농촌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다른 어느 대통령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농촌이 살아나면 농촌의 땅값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제 농촌이 황금알을 낳는 기회의 땅이 될지도 모른다.



장기 투자는 필수:앞으로 투기꾼들이 활보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다. 단기에 한탕을 노리는 투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으리라는 얘기다. 따라서 노무현 시대의 부동산 투자는 장기 투자가 필수이다. 다시 말해 쓸모없다고 버려진 땅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시골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직 평당 몇 천원짜리 땅이 수두룩하다. 지금 당장 몇 %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을 내다보고 땅에 묻어둔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라. 특히 그린벨트 지역·공원녹지 지역·접도 구역·자연녹지 지역처럼 규제에 묶여 있는 땅을 사라. 이런 땅은 찾는 이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싸게 살 수 있다.





땅은 저축하듯이 꾸준히 사라:한꺼번에 큰 평수를 사려고 하다가는 계획대로 안되는 수가 있다. 마치 저축하듯이 형편이 되는 대로 조금씩 사 모으는 것이 좋다. 평생 땅을 사 모으는 것을 취미로 삼아도 좋다. 주식을 조금씩 사 모아가는 적립식 펀드처럼 말이다. 조금씩 사기 어려운 땅은 여러 명이 함께 산 후 공동 등기나 분할 등기를 한다.



최근 행정 수도 이전 공약으로 충청권의 땅값이 들먹이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의 수도 예정 지역에 장기 투자하는 것은 고려할 만하지만, 단기에 대박을 노리는 것은 마치 주식의 관리 종목을 사 떼돈을 벌려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행정 수도 건설은 국가의 백년대계여서 손쉽게 진척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 상품 투자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 그 대안으로 부각되는 투자 수단이 주식 등 금융 상품이다. 그러나 정부의 저금리 정책 기조는 2003년에도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은행 정기예금 등 예금 상품 투자자에게는 2003년도 슬픈 한 해가 될 것 같다. 채권 투자자도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국내외 경기가 불투명해 주식 시장도 침체할 것 같다. 하지만, 현재 국내 주가가 기업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2003년 하반기부터는 국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에 비해 주가가 6개월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3년에는 주식이 가장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투자 방법을 리모델링하라:‘주가는 재료보다 수급이 우선한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아무리 큰 호재가 발생해도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 주가는 오를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그동안 작전을 통한 이른바 ‘수급 조작’으로 주가를 뻥튀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노무현 시대에는 기업의 투명성과 증권 시장에서의 거래 투명성이 DJ 정부 때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영업 실적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정석 투자로 투자 방식을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



‘노무현 수혜주’를 노려라:우리 나라와 같은 대통령 체제에서는 대통령이 한 나라의 경제 정책을 최종 결정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경제 공약이나 의지가 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노무현 시대에는 ‘노무현 수혜주’를 찾아 투자하는 것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서민적이며 원칙을 강조하는 젊은 대통령’이라는 이미지와 공약에 비추어 몇 가지 노무현 수혜주를 꼽을 수 있다.


중소기업 보호 및 육성책 때문에 대형주보다는 소형주의 강세가 예상되고, 남북경협 확대 및 행정수도 이전에 따라 건설주가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되고 레저산업과 정보 기술 분야 지원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여행 관련업, 엔터테인먼트 주, 정보 기술 관련 주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치 투자가 정착해 영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은 저PER주가 각광을 받을 것이다.

재테크 상담·문의 pjil@kf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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