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야, 요술 상자야?
  • 정윤희 (컴퓨터 칼럼니스트) ()
  • 승인 2003.03.27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핸드폰 ‘만능’ 시대…공중파 능가할 새 매체로 떠올라
휴대 전화는 이제 더 이상 전화가 아니다. 혹자는 걸고 받고만 해도, 당장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편하게 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이냐며 좋아한다. 하지만 모바일 세대의 휴대 전화 세상을 훔쳐본다면, 당장 무안해질 지경이다. 전철이나 버스, 혹은 카페에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도 않고, 분당 1백50타라는 기록까지 갱신하는, 이른바 엄지족도 탄생했다. 그뿐인가, 휴대 전화로 출석을 점검하고, 도서관 출입까지 한번에 해결할 정도이니, 휴대 전화, 과연 그 ‘천의 얼굴’은 어디까지 변할까?

요즘 휴대 전화는 또 다른 신용 카드다. M (Mobile)커머스라고 불리는 서비스를 통해, 휴대 전화로 결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말기 자체에 신용 카드 기능을 더한 칩을 내장해, 전용 리더기에 휴대 전화를 대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또 휴대 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간단하게 모바일 주식 거래나 모바일 쇼핑도 할 수 있다. 공연 예매는 기본이고, 뱅킹도 휴대 전화를 열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M커머스는 두텁고 뭉툭한 지갑을 손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IMT-2000’이라는 특급 갑옷으로 무장한 휴대 전화는 새로운 멀티 미디어 기기이다. IMT-2000이란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로밍 서비스가 가능하고, 화상 통화는 물론 사막이나 밀림에서도 한방에 뚫리는 꿈의 이동 통신이다. 현재 SK텔레콤의 준과 KTF의 핌을 선두로 시작한 IMT-2000은, 1차로 휴대 전화를 통해 각종 멀티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명 감독을 기용해 만든 모바일 영화를 4cm 스크린으로 끊김 없이 감상할 수 있고, 서태지의 새 콘서트와 뮤직 비디오도 휴대 전화에서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뉴스를 비롯한 여러 채널의 텔레비전 방송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아직은 단말기 값과 서비스 요금이 조금 버겁기는 하지만, 현재의 휴대 전화 보급률과 그 발전 속도를 헤아린다면, 준과 핌은 공중파를 능가하는 새로운 매체로 곧 떠오를 것이다.

이렇게 휴대 전화 하나로 무선 인터넷을 즐기는 세상이 되다 보니, ‘무선 인터넷 관리사’라는 새로운 IT 자격증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른 아침 출근길에 휴대 전화로 토익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고, 영어 공부를 하는 수험생도 있으니, 휴대 전화를 통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큰 일이다. 바로 무선 인터넷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관리하는 전문가가 무선 인터넷 관리사다. 제1회 자격 시험은 휴대 전화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그 외에도 일상 생활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는 해당 휴대 전화의 위치를 추적해 알려주어 신변을 보호할 수 있는 KTF의 ‘모바일 경호원’과 SK 텔레콤의 ‘친구 찾기’, 또 현재 자신이 위치한 곳의 세세한 날씨 정보를 알려주는 ‘날씨 알리미’ 서비스 등이 있다. 이제 유쾌한 세상을 ‘휴대 전화 이상의 휴대 전화’가 열어젖뜨린다. 너무 지나치게 집착하다가 노예가 되는 것은 금물이지만, 때로는 유쾌한 세상에 빠져 봄직하다.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를 모두 얻는다는 것은 욕심이지만, 휴대 전화로 찾아내는 일상 정보는 값지다. 과연 당신의 손에 있는 휴대 전화는 전화기인가 매직박스인가. 일단 지혜롭게 쓰고 보자.

하지만 정가 일각에서는 그가 경남 마산 출신이며 대북 문제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온 극동문제연구소를 이끌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 이회창씨의 측근인 고흥길 의원이 박총장이 교수로 있을 때인 지난해 하반기 경남대 북한대학원에 다녔던 것에 주목하는 사람도 있다. 고의원은 국회 문화관광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던 지난해 9월, 박총장과 함께 방북하려다 상임위 활동을 이유로 갑자기 취소했었다.

밀사설과 관련해 박총장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올 1월 임동원씨가 방북해 김용순 비서를 만나고 돌아온 뒤부터이다. 1월28일 만찬 때 김비서가 박총장과 관련한 말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방북했던 한 인사는 현장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술이 한 순배 돈 뒤 김비서가 박총장의 안부를 물으며 이렇게 말했다. ‘박총장이 이회창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유력한데 너무 비판만 하면 남북 관계가 안 좋아질 수 있지 않느냐며 자제하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회창이 되면 안된다. 계속 비난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와서 보면 내 말이 맞았지 않느냐’라며 기분이 좋은 듯 껄껄 웃었다. 밀사라는 말은 없었고 정치적인 의미도 없는 웃고 지나가는 그런 말이었다.”

그러나 또 다른 인사는 약간 다른 뉘앙스로 증언했다. 그는 “당시 김비서가 대놓고 이야기했다. 만약 새 정부 인사 때 박총장이 요직에 기용되는 조짐이 보이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꺼렸지만 박총장이 9월 방북 때 무언가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을 하지 않았나 상상케 하는 언급이다.

박총장의 한 측근은 박총장이 야당도 과정과 절차에 차이는 있지만 화해·협력을 하겠다는 의지는 같으니 길게 보고 서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은 안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북한에 전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옥수수 박사 김순권 교수가 아태평화위가 한나라당이 12월 중순에 보냈다고 주장한 ‘비밀 메시지’의 전달자일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13일 이회창씨를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했다. 북측 주장과 시기가 일치하고, 김교수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씨 지지 의사를 밝힌 선언문을 북한에 보냈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밀사 얘기는 없었고, 예의 차원에서 선언문을 보냈을 뿐 다른 것은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교수의 말이 맞다면 ‘밀사’라는 개념을 남북이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는 것 같다.

밀사의 실체와 전모를 둘러싸고는 공방이 있지만, 지난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이회창씨에 대한 북한의 비난을 잠재우고 대북 라인을 개척하기 위해 중국·일본 등을 통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개혁당 대표인 김원웅 의원은 한나라당에 있던 지난해 9월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남북 협력 관계는 진전된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자며 이씨의 베이징 방문에 동행해 줄 것을 요청받은 적이 있다”라고 공개했다. 또 일본의 한 조총련계 인사는 지난해 11월 초 이씨 진영에서 일하는 한 인사가 북풍을 일으켜 줄 수 없느냐고 물어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그에게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써오라고 했지만, 그 뒤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