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도 편안합니다”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3.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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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여행 불편 덜어주는 아이디어 상품 9가지
휴가 여행을 앞둔 사람들은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하면 좀더 편안하고 신나게 여행을 떠날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스트레스를 피하면 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여행객의 심사를 뒤틀리게 만드는 일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 좌충우돌 교통난, 푹푹 찌는 불볕 더위, 부르는 것이 값인 바가지 상혼…. 그러나 지혜로운 여행객이라면 쉽게 짜증 내지 않는다. 그 불편마저 재미로 받아들이고, 철저히 준비해 불편을 최소화한다. 다행히 최근에 편의를 돕고 불편을 덜어주어 짜증까지 감소시키는 물건이 여럿 나왔다. 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제품을 몇 가지 소개한다.

① 에어 목 베개:여행하면서 차안에서 졸음이 쏟아질 때면 상당히 고통스럽다. 대부분의 여행객이 어쩔 수 없이 잠을 청하지만, 불안한 자세(고개를 한쪽으로 떨군 자세)에서 청하는 잠이 편할 리 없다. 게다가 차가 흔들릴 때 목이 꺾여 차창에 머리를 부딪칠 때의 민망함이라니…. 에어 목 베개는 바로 이 순간에 필요한 물건이다.
사용자들에 따르면, 이 베개를 목에 두르면 선잠마저 달콤해진다. 또 차가 흔들려도 고개가 쉽게 좌우로 꺾이지 않는다. 가벼운 데다 부피까지 작아, 장거리 출장이나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트래블메이트(www.travelm ate.co.kr)에서 1개에 5천원씩 판매한다. ② 맥 라이트 SOLITAIRE 세트:손가락만한 손전등이다. 겉보기에는 작고 앙증맞지만 쓰임새가 많고 효과도 크다. 열쇠 고리에 달고 다니면서 한밤중에 물건을 흘렸을 때, 열쇠 구멍을 찾을 때, 차안에서 글을 읽을 때, 장롱 밑의 물건을 꺼낼 때, 밤낚시 가서 찌를 꿸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일부 눈 좋은 젊은이들은 귀지를 파낼 때 쓰기도 한다고.
맥라이트 제품은 기능·성능·디자인 면에서 현존하는 모든 제품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때 미국의 100대 유명 상품에 선정(<포춘>)되기도 했는데, 사용자들은 맥라이트 솔리테어가 이름값을 한다고 말한다. 인터파크(www.inter park.com)와 트래블메이트(www.travelm ate.co.kr)를 통해 1만2천∼1만5천 원에 살 수 있다.

③ 베이프 전자 모기향:전자 모기향은 이제 신기한 상품이 아니다. 그러나 휴대 전화기처럼 손에 들고 다니는 전자 모기향이라면? 모기향의 역사는 살충제에서 시작해 모기향, 전자 매트, 액체 모기향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들 제품에는 한두 가지씩 문제가 있었다. 살충제는 인체에 해를 미치고, 모기향은 매운 데다 화재 위험이 있고, 매트는 매일 갈아 끼워야 했다. 액체 모기향도 다르지 않다. 반드시 전기 콘센트가 있어야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베이프 전자 모기향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인체에 해가 없을 뿐만 아니라, 화재 위험도 없다. 물론 매일 갈아 끼우거나, 콘센트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해졌을까. 간단하다. 건전지를 동력으로 삼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내외 어디서나 작동 스위치만 누르면 솔솔 모기향을 피워 올린다. 냄새도 없고, 등유 등을 용제로 사용하지 않아 인체에도 해가 전혀 없다. 고정용 클립이 달려 있어 허리춤에 차고 다닐 수도 있다. 엔토크(www.entalk.co.kr)에서 세트당 1만3천원에 판다.

④ 아쿠아팩:전 아무개씨(46)는 지난해 여름 휴가 생각만 하면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사방이 탁 트인 강가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일이었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허겁지겁 짐을 챙겼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심코 딸(9)에게 카메라를 맡겼다. 그런데 아이가 강을 건너다가 카메라를 물에 빠뜨렸다. 그 순간 수십만 원짜리 카메라는 단숨에 고물이 되었다.
만약 아쿠아팩이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전씨에게 ‘아픈 과거’는 없었을 것이다. 아쿠아팩은 100% 방수 주머니인데, 크기에 따라 지갑·핸드폰·PDA·카메라를 넣을 수 있다. 특히 카메라용 아쿠아팩은 물속에서 카메라를 보호하면서, 수중 촬영까지 가능하도록 돕는다. 영국의 아쿠아맨이 생산하는 아쿠아팩은 현재 영국 해군과 나토군이 사용하고 있다. 바다·수영장·강에서 두루두루 사용 가능하다. 트래블메이트와 인터파크에서 크기에 따라 9천8백∼4만4천 원에 판다. ⑤ 소형 도난방지용 경보기:여행지에서는 도난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여행객이 낯설고 색다른 주위 환경에 시선을 빼앗겨 그만큼 산만해지기 때문이다. 여행 중에 지갑을 분실한 사람은 그 낭패감을 잘 안다. 물건을 잃어버리고 허둥대지 않으려면 조심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이때 소형 도난방지용 경보기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선 여관이나 콘도, 자동차 문에 장착한다. 다는 방법은 간단하다. 문의 손잡이 부분에 줄을 걸어 놓고, 다른 한쪽을 고정된 침대 다리 등에 묶으면 된다. 침입자가 문을 잡아당기면 경보 코드가 빠지며 굉장한 경보음이 울린다. 일종의 알람형 부비트랩인 셈인데, 자신이 소리를 듣지 못해도 상관없다. 대부분의 도둑이 지레 겁을 먹고 달아날 테니 말이다. 배낭을 화장실 앞에 놓을 때도 같은 방법으로 장착하면 안전하다. 트래블메이트에서 1만6천원에 판다.
⑥ 물방석:끈적끈적한 텐트 안이나 후텁지근한 야외에서 잠시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좋은 방법이 있다. 물방석을 깔고 앉거나 누우면 된다. 물을 넣은 방석에 앉는 기분은 어떨까. 굼실굼실, 출렁출렁? 아, 작은 물침대를 연상하면 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물방석은 은을 재료로 사용해 살균하는 효과까지 있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물방석의 장점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물의 부력이 둔부를 고루 받쳐주어 인체가 편안하다. 엉덩이 땀띠 예방에도 효과적이며, 장거리 운전을 할 때 이용하면 졸음 운전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환자나 늘 누워 있는 환자가 이용하면 욕창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보통 물을 4.5ℓ 넣는데, 물이 차가울수록 땀이 빨리 식는다. 인터파크에서 2개에 1만9천9백원에 판매한다.
⑦ 다용도 힙색:유독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소매치기도 잘 당한다. 그만큼 허점이 많다는 뜻이다. 여행지에서라고 평소의 약점이 안 드러날 리 없다. 그런 경우 단단한 가방에 물건을 꼭꼭 챙겨두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다용도 힙색(가로 27cm×세로 22cm)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크고 작은 주머니가 많아 카메라에서부터 수첩, 동전까지 모두 수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커 보이지만 어깨와 허리에 자유자재로 메거나 찰 수 있고, 생수병을 넣을 수 있는 망 주머니까지 달려 있어 등산하거나 인라인 스케이트·자전거를 탈 때도 유용하다. 트래블메이트에서 30% 할인한 가격(1만8천8백원)에 판다.
⑧ 아쿠아 슈즈:신발을 보면 과학이 보인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다양한 모양과 기능의 신발을 보면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든다. 아쿠아 슈즈는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든다. 우선 날렵한 모양이 시선을 끈다. 앞은 운동화 같은데 자세히 보면 뒤는 영락없는 샌들이다. 기능은 또 어떤가. 샌들처럼 물속에 신고 들어가도 괜찮다. 통풍성이 뛰어나 금세 마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을 떠날 때 예전처럼 운동화와 샌들을 따로 준비해갈 필요가 없다.
아쿠아슈즈는 본래 윈드서핑이나 스킨스쿠버를 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던 샌들. 고밀도 인조 가죽같이 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특수 소재를 사용해 발을 보호해 왔다. 최근에는 거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디자인을 시원하게 살려 거리에서도 신을 수 있게 되었다. 휠라코리아(www.fila.co.kr)에서 4만∼5만 원에 판매한다. 참고로, 아쿠아 슈즈 같은 스포츠화를 살 때에는 자기 발보다 한두 치수 큰 것을 사는 것이 좋다.

⑨ 론리 플래닛 여행 안내서:여행지에서의 독서는 기차 안의 달걀과 낯선 곳의 음식처럼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배낭에 무슨 책을 넣느냐는 순전히 여행자 마음에 달렸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또 다른 여행지에 관한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그것도 손바닥 들여다보듯 세세하게 낯선 곳을 소개한 책이라면….
‘여행 바이블’로 격찬받고 있는 론리 플래닛의 한국어판 여행서들이 어울리는 책이다. 이 책들은 재미있고 유익하다. 그리고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여행의 미덕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된다. 론리 플래닛의 대표 토니 휠러 씨는 “여행은 산보다”라고 말했다. 여행지에서의 독서는 ‘체한 듯한 여행’을 좀더 여유 있고 편안하게 만드는 산책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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