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진 - “99간 전통 한옥, 고향집 삼으세요”
  • 청송·이문재 기자 ()
  • 승인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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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도 느려지고, 시야도 넓어졌다. 말수도 줄었다. 몸과 마음이 한결 느긋해진 것이다. 최근 1백20년 된 송소 고택(경북 민속자료 제 64호)을 일반인들이 묵어갈 수 있는 한옥 체험관으로 ‘개조’한 박경진씨(45)는 “한옥에 깃들어 있는 느림의 미학을 바쁘기만 한 도시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송소 고택은, 경주 최부잣집과 함께 영남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청송 심부잣집이 100년 넘게 터전으로 삼았던 99간 한옥.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큰 사랑채와 작은 사랑채가 나오고, 그 뒤로 안채, 그 왼쪽이 별채다. 구조와 형태가 거의 원형 그대로 복원되어 있다.

자신을 송소 고택 지킴이라고 표현하는 박씨는 “어린이와 젊은이 들이 더 좋아한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데, 고향집이 새로 생겼다며 만족스러워한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체를 경영하다가 외환 위기 때 ‘바닥’으로 떨어졌던 박씨에게도 송소 고택은 새로운 고향이다. 자생력을 갖춘 문화 사업의 출발점인 것이다.

송소 고택은 오는 8월14일 귀한 손님을 맞는다. 이날 저녁 7시, 내한 순회 공연 중인 독일 칼 오르프 앙상블이 송소 고택 안뜰에서 특별 야외 콘서트를 갖는다(문의 054 873 0234/5, www.songs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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